"미국산 원유수출, 최소 3년 걸릴 것"
미칼 허버그 美 에너지연구소 실장 "정치권·정유업계 반대로 원유 수출 녹록지 않을 것"
입력 : 2015-06-16 16:22:25 수정 : 2015-06-16 16:22:25
16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외교부와 산업통산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석유공사가 주관하는 ‘동북아 에너지허브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이 원유 수출을 전면 허용하는데 최소 3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칼 허버그 미국 에너지연구소 에너지안보 연구실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개최된 '동북아 에너지허브 심포지엄'에서 "미국이 3년 뒤 원유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은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유 수출이 허용될 경우 자국 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뒤따를 것이라는 정치권과 정유업계의 반대 논리로 수출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1차 석유파동을 겪은 후 1975년 원유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캐나다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셰일가스·오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6월 비정제 석유 수출을 허용하는 등 전향적 자세로 돌아섰다.
 
영국계 에너지 회사 B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생산량이 1164만배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1150만배럴)를 따돌리고 40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셰일혁명'으로 수급환경이 급변하면서 원유 수출 허용을 둘러 싼 미국내 여론과 정치권의 공방도 달아오르고 있다.
 
허버그 실장은 미국 하원의원을 대상으로 원유 수출 재개를 허용해 줄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한 수출 재개는 단순히 원유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가의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미국은 여전히 하루에 500만~6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데다가 원유 수출 허용에 따른 자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정유업계의 주장 등이 얽히고설킨 탓이다.
 
허버그 실장은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중동 리스크가 여전히 위협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격 대상이 되는 등 과거와 달리 중동 분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면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은 향후 국제유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현재 배럴당 60달러대로 낮게 형성되고 있는 점도 원유 수급의 복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 기조로 인해 나이지리아와 베네주엘라 등의 산유국들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동북아 지역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국제에너지안보 환경 ▲에너지허브 운영 경험 ▲산업적 측면의 에너지허브 등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국제 에너지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동북아 에너지허브의 구축 필요성, 여타 지역의 에너지허브 운영 경험, 글로벌 에너지거래 현황과 우리나라의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추진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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