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7228억원에 금호산업 지분 인수키로
입력 : 2015-09-23 20:00:24 수정 : 2015-09-23 20:00:2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마침내 금호산업(002990)을 품에 안으며 그룹 재건이라는 숙원도 풀 수 있게 됐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날 금호산업 채권단이 제시한 지분 50%+1주에 대한 매각가격 7228억원을 수용하기로 했다. 아직 그룹 측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채권단에게 제안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지난 18일 금호산업 지분 50%+1주의 매각가격을 7228억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채권단은 이르면 21일 박 회장 측에게 매각가격을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절차가 지연되면서 이날 최종 전달했다. 박 회장은 이른 시일 내에 매각가격 수용을 공식 발표하고 이달 안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앞으로 우선매수권 행사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절차, 일정 등은 박 회장 측 요청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당초 박 회장에게 1조218억원을 매각가격으로 제시했다. 반면 박 회장은 5970억원을 불렀다. 이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며 4000억원을 넘었던 가격차가 좁혀졌다. 박 회장이 최근 7047억원을 매수가격으로 제시했고, 채권단이 7228억원을 의결했다. 양 측이 제시한 금액차가 181억원밖에 나지 않으면서 금호산업 매각 작업은 탄력을 받았고, 마침내 박 회장이 채권단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금호산업 매각 작업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박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인수대금 확보다. 박 회장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한 달 안에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채권단에 통보해야 한다. 12월 30일까지 박 회장이 인수대금을 완납하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산업을 완전히 품에 안게 돼 그룹 재건의 큰 틀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인수대금을 내지 못한다면 우선매수권이 박탈되고 채권단에게 매각가격의 5%에 해당하는 361억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반드시 금호산업을 품에 안아야 하는 박 회장이 대금을 못 내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020560) 지분 30.0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선 금호산업을 되찾으면 사실상 그룹 전체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격 7228억원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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