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는 하락이라는데…현장은 고분양가 시대
강남-강북 격차 고려하지 않아 분양가 통계 오류 발생
입력 : 2015-10-12 15:48:36 수정 : 2015-10-12 16:29:11
강남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 시대를 여는 등 분양가가 무한 고공질주를 하고 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전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서울 분양가는 작년 보다 떨어졌다. 의미없는 분양가 변동률을 2년 가까이 시장정보로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HUG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3.3㎡당 평균 분양가는 1844만원으로 전년동월 1927만원 대비 4.31% 하락했다. 대전 역시 지난해 8월 말 기준 833만원에서 823만원으로 떨어졌으며, 제주도는 791만원에서 734만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평균 0.4% 올랐으며, 수도권 0.21%, 6대광역시 4.11%, 지방 4.71%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청약 1순위 자격 완화,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이후 분양가는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표 상에서 분양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HUG가 공표하는 월별 평균분양가격은 발표 직전 시·도별로 12개월 간 자료를 평균해 작성한다. 하지만 같은 시·도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천자만별로 책정되는 분양가를 통계에 담지 못하며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통계상으로 서울의 경우 전해에 분양가가 높은 강남구에 분양이 몰렸다가 당해에 강북권에 분양이 집중된다면, 분양가는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실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4년 9월~2015년 8월(당해) 서울에서는 총 30건의 분양이 실시됐다. 이 중 강남3구, 강동구, 양천구 등 범강남권에서는 7건의 분양이 진행됐다. 2013년 9월~2014년 8월(전해) 서울에서는 29건 분양 중 12건이 범강남권 분양이었다.
 
전해 전체 분양분의 41.3%에 달했던 범강남권 분양분은 당해 23.3%로 급감했다. 최근 강남에서 분양된 강남구 대치SK뷰의 3.3㎡당 분양가는 3.3㎡당 3902만원이다. 반면, 가장 최근 강북에서 분양된 노원구 녹천역 두산위브의 3.3㎡당 분양가는 1290만원이다. 둘 간에는 두 배 이상 분양가 차이가 날 정도로 지역차가 뚜렷하다. 하지만 자치구 내 분양가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며 시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써는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지역별로 분양가를 확인해 보면 분양 급등세는 확연히 체감할 수 있다. 지난해 2013년 10월 강남구 대치동에서 분양된 래미안 대치청실 전용 84㎡는 10억2167만원~11억8445만원 사이에 분양됐다. 하지만 약 2년 뒤 분양된 대치SK뷰의 같은 평형대 분양가는 12억6710만원~13억569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지역 내 분양가가 14~24% 올랐지만, 이 기간 동안 HUG 통계상으로 서울 분양가는 2년간 6.4%(연 평균 3.2%)로 안정적인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의 자료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정보로써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재고해야 한다"면서 "가장 많은 분양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써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HUG는 오피스텔, 조합원 분양주택을 제외한 주택분양보증을 발급받은 사업의 모든 분양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유일 산하기관이다. 사업자의 파산 등으로 인한 수분양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택법 상 30가구 이상 사업주는 주택분양보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분양가 변동률은 2013년 10월부터 고시하고 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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