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명투수' NC 손민한·이혜천, 함께 은퇴
입력 : 2015-11-13 12:42:51 수정 : 2015-11-13 12:42:51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투수인 손민한(40)과 이혜천(36)이 그동안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손민한(왼쪽), 이혜천. 사진/뉴스1
 
NC는 12일 "두 선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현역 선수생활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NC 구단에 따르면 손민한은 앞으로 NC의 일원으로 유소년 야구육성 관련 업무를 시작하고, 이혜천은 KBO 무대를 떠나 호주프로리그(ABL) 소속 아들레이드 바이트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간다.
 
◇손민한 "멋진 퇴장 고민, 지금이 그 때라고 봤다"
 
손민한은 "올해 우리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뒤 멋진 퇴장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그동안 베테랑이 되면 물러나는 과정이 항상 논란이 됐다. 나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구단과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셔셔 다시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은퇴를 명예롭게 하고자 계획했다. 상황에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모습으로 스스로 택해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선수 은퇴에 따른 동기를 밝혔다.
 
이어 "유니폼을 벗지만 앞으로도 NC의 일원으로 유소년 야구 육성에 기여하고 싶다. 구단의 코치 제의도 있긴 했지만 사양했다. 내가 할 일은 어려운 환경에서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방향과 계획을 구단과 상의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선수 생활 중에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여러 경험을 했지만 마지막 경기가 된 올해 플레이오프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서인지 많이 긴장했다. 결과가 좋았고 정말 괜찮은 투수였다고 기억될 수 있는 장면을 내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팬들에게도 남겨드릴 수 있게 됐다"고 안도하고 또한 만족해했다.
 
한편 손민한은 1997년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프로로 데뷔했고, 통산 388경기에 나서 1743.1이닝을 책임지면서 '123승 88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55' 성적을 거뒀다.
 
NC에는 2013년 신고선수로 입단해 '5승 6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43'를 거두며 부활했고, 올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손민한은 NC의 유니폼을 입은 3시즌 동안 106경기에서 213.2이닝을 맡아 '20승 16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17'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올해 9월11일 열린 마산 넥센전에서 시즌 10승 째를 달성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두 자릿수 승리투수(40세8개월9일)가 됐다. 지난 달 21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출장과 승리투수(40세9개월19일)가 되기도 했다.
 
◇이혜천 "선수로 자존심을 찾게 해준 NC와 김경문 감독께 감사"
 
이혜천은 "호주에 친척이 있어 몇해 전부터 비시즌 기간 가족과 아들레이드에서 지내며 미래 생활을 준비했다. 몇 년 전부터 해당 팀과 교류했고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고, 나도 아이들에게 멋지게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조건이 돼서 결정했다."고 이번 한국에서의 선수 은퇴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참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선수생활을 했다. 응원해주신 팬들과 동료 그리고 선·후배,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NC에서 은퇴해 영광스럽다. 나를 받아줬고, 내게 환호해주셨고, 나를 일으켜세웠다. 다른 팀에서 뛴다기보단 NC가 한국야구의 종착역이라고 판단했다. '선수'로 내 실력과 자존심을 되찾게 해준 NC 구단과 김경문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NC 구단과 구성원을 향해서 고마움을 밝혔다.
 
그는 호주에서의 향후 계획과 관련해 "호주에서의 선수생활은 이제 시작인데 가족(부인과 1남1녀의 자녀)과 함께 새출발하는 만큼 초심으로 달리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21일 출국해 25일 팀에 합류해 선수로 뛴다.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 문제없다. '이혜천'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 기쁘다. 좋은 소식을 한국에 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호주 프로리그는 6개팀으로 구성돼있고, 시즌이 10월 중순 시작돼 팀당 46경기씩 치르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편 이혜천은 지난 1998년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에서 데뷔한 이래 통산 706경기에 나서 1019.1이닝을 맡으면서 '56승 48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2'의 기록을 남겼다. NC에는 2014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해 2시즌 동안 54경기에 나와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이혜천은 지난달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회 등판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경기출전(46경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창원=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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