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배송 '토끼'·적립금 '거북이'
지급 방식 3~5단계 '복잡…보유·사용도 제한
입력 : 2015-12-29 06:00:00 수정 : 2015-12-29 06:00:00
#. TV홈쇼핑 마니아 직장인 A씨. 빠른 배송에는 만족하지만 까다로운 적립금(포인트) 지급절차는 불만이다. 대다수의 홈쇼핑이 인터넷 쇼핑과는 다르게 적립금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소비자가 일일이 챙겨야만 지급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A씨에게 최근 또 다른 불만이 생겼다. 적립 받은 포인트 조차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는 홈쇼핑 온라인 정책 때문이다. 그는 적립금을 받기도 쉽지 않고, 쓰기도 불편한 홈쇼핑보다는 인터넷 쇼핑으로 눈을 돌릴까 고민 중이다.
 
홈쇼핑 제품 구매 후 지급되는 적립금의 지급 방법과 기한 그리고 구매 품목 제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사들은 구매 고객들이 제품을 수령한 후 3~5단계에 걸친 복잡한 절차를 밟아 직접 적립금을 찾아가도록 하는 등 적립금 지급에 매우 소극적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주문 혹은 수령 후 90일 이내에 고객이 직접 홈페이지 개인정보란에서 적립금을 다운로드해야만 지급받을 수 있다. 90일 이내에 다운로드하지 않을 경우 적립금은 자동 소멸된다. 롯데홈쇼핑도 제품을 수령한 후 90일 이내에 홈페이지에서 수령확인란에 체크해야 적립금이 지급되며, 현대홈쇼핑은 이 기간 안에 자체 설문을 작성해야만 적립금이 제공된다.
 
국내 홈쇼핑사 6개사 중 제품 구입 후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적립금을 지급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홈앤쇼핑과 NS홈쇼핑은 고객이 별도로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적립금이 자동적립되지만, 홈앤쇼핑의 경우 구매 후 20일이 지난 후에야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제품을 구입하고 곧바로 적립금을 지급하는 홈쇼핑사는 NS홈쇼핑 한 곳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립금 제도는 고객에게 무조건 제공하는 보상이라기 보다는 고객들의 꾸준한 재방문을 유도하는 측면이 강하다보니 지급방식이 다소 번거로워졌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공들여 지급받은 적립금을 사용하기는 더욱 힘들다.
 
홈앤쇼핑의 경우 '릴레이팡팡' 등의 이벤트를 통해 매달 10만원 이상 연속구매시 개월수에 따라 2개월 연속 2만5000원에서 최대 10개월 연속 30만원까지 매 월 추가 적립금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렇게 고객들이 수십만원의 적립금을 모아놓더라도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제품은 적립금 사용이 제한돼 있다. 실제 홈페이지 상에서 적립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제품은 중복상품 포함 770여개에 불과하다.
 
특히 홈앤쇼핑의 적립금 사용기한은 지급일의 다음달 마지막날까지로 한정돼 있어 적립금은 아무리 길어야 60일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적립금은 늦게 주면서 사용기한은 짧고, 쓸 곳이 적어 고객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최근들어 무료배송은 물론 당일배송, 배송기사 위치 추척에 반품비용까지 떠안으며 고객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구매를 마친 고객들에게는 적립금의 수령방식을 복잡하고 번거롭게 만들고, 적용 상품을 제한해 실질적인 사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최근 적립금 사용과 관련한 불만사항이 많이 접수돼 이 부분에 대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상태"라며 "빠른 시일내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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