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인식조사)국회의원 자질…여 "전문성" 야 "도덕성"
(뉴스토마토-서울대/피츠버그대 공동기획)⑥여야별 총선 공천결과 투영 주목돼
입력 : 2016-03-09 07:00:00 수정 : 2016-03-09 07:00:00
국회의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크게 경쟁력과 도덕성으로 나뉜다. 여론을 수렴해 제 집단 간의 이해를 조정하면서 법안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또 공인으로서 국민적 지지를 얻고 이를 현실정치에서 세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도덕성이 첫 관문이다.
 
국회의원 본인의 자질론과도 맞닿은 이 질문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에 비중을 둔 데 반해, 야당 의원들은 도덕성에 무게를 뒀다. 보수와 진보 이념적 성향과 함께, 지지층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여야 의원들의 무게중심도 달라졌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갖은 도덕성 논란에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등 여론에 대한 인식 정도가 여야 기준을 달리했다는 평가다.
 
취재팀이 19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자질을 논할 때 경쟁력과 전문성이 도덕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가제를 던지고, 이에 대한 동의 정도를 구한 결과 응답한 154명의 의원들은 평균 4.12점을 책정했다. 0점에서 7점까지를 주고, 7점에 가까울수록 동의 정도가 강하게 문항을 설계했다. 통계상 중간값(4.0점)에 근접한 수치로, 경쟁력과 전문성이 도덕성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함의다. 
 
사진/뉴스토마토
 
정당별로는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새누리당 의원(108명)들은 평균 4.33점을 매겼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평균 3.63점으로 동의 정도가 약했다.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 결과다. 야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경쟁력과 전문성에 점수를 준 의원이 적지 않았으나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고, 진보개혁적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이 다수 포진한 야당 특성을 고려할 때 도덕성에 대한 비중이 더 높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임성호 국회입법조사처장은 "보수 정당과 보수 진영은 효율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의원 개개인의 덕목으로 경쟁력과 전문성을 요구한다"며 "반면 야당 의원들은 효율성보다 다양성이나 민주성을 강조하고, 결과 중심적이기보다는 과정 중심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강해 도덕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공동주관한 임채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여당과 야당 모두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가 진행 중이며, 심사기준에는 경쟁력과 전문성, 도덕성에 대한 평가가 포함됐다"며 "공천심사를 맡은 공천관리위원회에 현직 국회의원이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하는 만큼 경쟁력과 전문성, 도덕성에 대한 여야 인식차가 공천심사 결과에 어느 정도 투영이 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출마 후보자를 뽑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왼쪽)과 새누리당(오른쪽)이 예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공천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