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티니위니 1조에 매각…킴스클럽은 매각 안해
중국 기업에 중국 사업권·글로벌 상표권 넘겨
부동산 매각까지 마무리하면 부채비율 200%로 정상화
입력 : 2016-09-02 14:39:42 수정 : 2016-09-02 14:39:4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이랜드그룹이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V·GRASS)1조원에 매각했다. 이랜드는 이번 티니위니 매각과 함께 부동산 매각을 통해 그룹 재무구조 정상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랜드그룹은 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와 티니위니 매각 본계약을 체결해 실질적인 매각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매각 구조는 중국 현지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브이그라스에 넘기는 방식이다. 신설법인에는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 및 영업 인력을 포함해 중국 사업권과 글로벌 상표권 등이 속해있다.
 
이랜드는 당초 중국 상표권만을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과정에서 글로버 상표권에 대한 요구가 커 함께 매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니위니는 중국 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 1300개 직영매장을 통해 지난해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올린 브랜드다. 캐주얼 브랜드로 론칭했던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는 고급 여성복으로 포지셔닝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쌓았다. 당초 이랜드는 티니위니의 중국 내 인기를 고려해 매각가가 13000~15000억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매각가는 1조원에 그쳤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인수합병(M&A) 총괄담당 상무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딜을 이어갔다면 가치를 더욱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니위니를 품게 된 브이그라스는 중국 난징에 본사를 둔 백화점 중심의 고급 여성복 브랜드다. 티니위니의 중국 백화점 내 높은 위상과 전국을 커버하는 유통망, 캐릭터 중심의 라인 확장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매각 이후에도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위해 매각한 신설법인에 지분 10%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랜드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킴스클럽과 티니위니 등 주요 자산 매각을 진행해왔다. 티니위니 매각 작업은 지난 4월 시작된 이후 약 5개월 만에 본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으며 매각에 필요한 나머지 작업도 연내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킴스클럽 매각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규진 상무는 "킴스클럽 매각의 목적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것이었는데 그 효과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았다""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목표 대부분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차입금 15000억원을 축소해 부채비율을 200%로 낮춘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1조원을 쥐었고 홍대와 합정,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매각하면 약 4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랜드그룹은 중국내 패션사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티니위니를 매각했지만 중국 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40여개 패션브랜드를 운영중이며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는 티니위니를 제외하더라도 7개가 있다. 앞으로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을 강화한 이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중국의 2선 이하 도시에 도심형 아울렛 등을 오픈하면서 티니위니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신동기 이랜드그룹 재무총괄(CFO) 대표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패션사업에서 티니위니를 능가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제2의 성장 엔진인 중국 내 유통사업에도 힘을 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2일 중국 난징시 V?GRASS 본사에서 티니위니를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김욱 이랜드그룹 M&A 본부장(왼쪽)과 타오웨이민(陶?民) V?GRASS 부총경리가 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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