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세월호 인양 핵심 '선미들기' 내년 초로 연기
잭킹바지선·반잠수식 선박으로 장비 교체
동절기 북서계절풍 영향 덜 받는 장비 도입해 인양작업 지속
입력 : 2016-11-11 09:00:00 수정 : 2016-11-11 09: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당초 이르면 이달 말 시도하기로 했던 세월호 선미들기 작업이 내년 초로 미뤄지게 됐다. 기상상황이 악화되면서 작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동절기 북서계절풍 영향을 덜 받는 장비로 교체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 인양 지연은 물론 인양에 필요한 비용도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김영석 장관이 주재한 세월호 인양 전문가 기술자문회의를 통해 리프팅 빔을 들어 올리는 '해상크레인'을 '잭킹바지선(2척)'으로, 선체를 부두로 운송하는 '플로팅 도크'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장비조합을 바꾸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하이샐비지 설계가 비동계철 인양을 목표로 해 동절기 북서계절풍의 영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12월 이후에도 인양작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풍압면적이 작은 장비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다.
 
장옌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SSC) 부사장은 "우리가 해수부에 처음 제안했던 인양 방식은 여름 시즌을 위한 방법이었다"며 "겨울철 북서계절풍으로 풍속이 초당 17미터 이상이면 기존 해상크레인을 이용한 작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동절기 시즌에 맞는 텐덤 리프팅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인양작업은 ▲리프팅 빔 양 끝에 와이어를 걸어 스트랜드 잭업장치를 탑재한 2척의 잭킹바지선에 연결하고 ▲잭킹바지선으로 인양 후 대기하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에 탑재 ▲목포신항까지 운송해 부두에 거치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인양작업은 모두 파고 1m, 풍속 10m/s 이하인 소조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세월호 인양 개념도. 사진/해수부
 
이철조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 직무대행은 "상하이샐비지, 국내 기술자문단, TMC와 4차례 기술검토 회의 후에 결정한 잭킹바지선(2척)은 유압 잭(스트랜드 잭업)을 바지선에 탑재하게 되므로 바람의 영향을 덜 받고, 인양력(2만3000톤)이 해상크레인(1만2000톤)보다 커서 안정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잠수식 선박은 플로팅 도크보다 잠수 깊이는 낮지만, 길이 146m의 세월호 선체를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넓고, 적재 가능능력이 크며, 무엇보다 플로팅 도크와 달리 예인선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장거리 이동 및 미세위치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인양작업의 핵심인 선미들기 작업이 지연되면서 인양 시점도 미뤄지게 됐다. 선미들기 작업에 앞서 해저면 굴착을 통해 2개의 리프팅 빔 설치를 완료해야 선미들기 작업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달에 두 번뿐인 소조기에만 작업이 가능하고, 그 중에서도 기상상황이 양호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작업이 가능한 날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 부사장은 "인양작업이 지연된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월호 해저면 상태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굴착작업이 일정대로 진행됐으며 리프팅빔을 설치하고 한 달 안에 인양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장비를 교체하지 않으면, 인양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내년 4월 이후에나 인양작업이 가능하지만 동계철 작업이 가능한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공백 없이 인양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댔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일정이 많이 지연됐지만 미수습자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인양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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