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패션의 시대)③"패션, 지역사회·환경과 공존해야"
사회적기업, 환경친화적 디자인·소재에 주목
개발도상국 생산자와의 상생도 모색
입력 : 2016-12-22 08:00:00 수정 : 2016-12-22 08: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착한패션'을 움직이는 힘은 소규모 사회적기업에서 나온다. 대기업들이 영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회책임을 실현하는 데 의의를 두는 데 그친다면 이들 소규모 기업들은 기업의 설립 목적부터가 사회책임과 환경보호 등인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한디자인네트워크(SFDN)'은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6개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셜벤처가 모여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SFDN에서 직접적으로 의류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공공공간', '대지를 위한 바느질', '케이오에이(KOA)' 등에 패션의 사회적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역사회, 환경과의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공공공간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보통 옷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전체 원단의 30%가 자투리로 버려지는데 공공공간은 이 비중을 5% 미만으로 줄였다. 자투리를 줄이려다 보니 자연스레 독특한 개성을 지닌 디자인의 제품이 나오게 됐다. 
 
홍성재 공공공간 공동대표는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만들까 고민하다 '제로 디자인'을 생각했다"며 "쓰레기를 없애는 것도 좋지만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디자인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공공공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주목하는 시장이 늘고 있다. 올해 세계 최대 리빙·패션·가구 박람회인 메종오브제파리에 참석하며 3개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홍 대표는 "처음에는 제품을 만들어주는 공장도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가치에 동의에 찾아오는 디자이너도 생기고 구매해주는 기관도 늘었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공간의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제공=공공공간)
 
친환경 결혼식으로 유명한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출발점도 환경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경재 대표는 "대학 때 패션 공부를 하고 관련 분야에서 직장생활도 조금 했는데 중간에 강원도로 귀농해 환경 공부를 시작했다"며 "그러면서 옷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만드는 웨딩드레스는 옥수수섬유, 천연한지 등 자연 분해되는 소재를 활용한다. 결혼식이 끝난 뒤에는 웨딩드레스를 원피스로 리폼해 다시 입을 수 있게 해준다. 합성섬유로 만든 웨딩드레스 한 벌을 4~5번 대여한 뒤 소각처리하는 일방적인 방식과 비교했을 때 훨씬 친환경적이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스몰웨딩, 에코웨딩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친환경 생활 소품이나 병원복, 유니폼 등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이경재 대표는 "친환경 결혼식으로 탄생한 녹색 가정이 지속적으로 에코라이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있는 이경재 '대지를 위한 바느질' 대표. (사진제공=대지를 위한 바느질)
 
KOA는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추구한다. 이들이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범위는 한국을 넘어 몽골, 인도네시아까지 포함한다. 채집이나 수거 같은 1차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KOA의 대표 브랜드인 '르 캐시미어'는 "섬유의 보석, 캐시미어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자"고 주장한다. 몽골 현지인들로 구성된 조합을 통해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KOA 관계자는 "르 캐시미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몽골에 자체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아직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브랜드가 안정되고 성장되면 몽골에 지원을 확대하고 협력을 긴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KOA)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원수경

원수경 기자의 최신글 뉴스카페
관련 기사 더보기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