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의 관문, 베트남을 가다)베트남, CJ 미래로 부상…이재현 안목 적중
뚜레쥬르, CJ DNA에 베트남 색 입혀 …CJ제일제당, 현지 국민기업 인수로 급성장
입력 : 2018-05-09 06:00:00 수정 : 2018-05-09 06:00:00
[호치민(베트남)=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베트남에서 제3의 CJ를 일궈나가자!"
 
이재현 CJ 회장은 6년 전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CJ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베트남을 CJ의 미래로 선언했다. 베트남을 한국과 중국에 이은 CJ의 세 번째 시장으로 삼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일찌감치 베트남의 소비시장을 겨냥한 이 회장의 안목은 적중했다. CJ 본연의 모습에 베트남의 특색을 더한 하모니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최근에는 그룹 내에서 중국보다 베트남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의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하이바쯩에 뚜레쥬르 베트남 1호점이 새 단장 끝에 문을 열었다. 지난 2007년 베트남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지 10년 만에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새로 단장한 매장은 '신선과 건강'을 전면에 내세웠다. 샌드위치 쇼케이스를 배치하고 직접 만든 빵이 나오는 시간표를 게시했다. 베이커리보다는 카페에 좀 더 방점을 뒀다. 음료를 마시러 왔다, 디저트도 찾는 현지인들의 패턴을 고려한 결과다. 하이랜드의 '연유 커피', 콩카페의 '코코넛 커피'와 같이 뚜레쥬르만의 색을 낼 수 있는 음료도 개발했다. 수십번의 시음회 끝에 '판단라떼', '롱안밀크티' 등을 출시했다. 음료 전용 코너에서 직접 갈아주는 착즙주스도 인기다.
 
 
베트남 뚜레쥬르는 리뉴얼 이후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했다. 베트남 내 35개 매장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12%. 1호 매장으로 상징성이 높은 하이바쯩점은 30%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률도 20% 정도로, 리뉴얼 전에 비해 5%포인트가량 높아졌다. 김건표 CJ푸드빌 베트남법인장은 "뚜레쥬르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현지인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더하니 시너지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에 대한 고민 없이 한국에서 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 데다 가성비를 따지는 베트남 소비자의 특성상 어설픈 전략은 실패를 부르기 십상이다. 실제로 로컬 업체와의 가격, 맛 등의 경쟁에서 패배해 철수한 한국 커피 브랜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뚜레쥬르 베트남 1호 매장인 하이바쯩점 내부 모습. 사진/김진양기자
 
베트남 뚜레쥬르는 리뉴얼 이후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했다. 베트남 내 35개 매장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12%. 1호 매장으로 상징성이 높은 하이바쯩점은 30%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률도 20% 정도로, 리뉴얼 전에 비해 5%포인트가량 높아졌다. 김건표 CJ푸드빌 베트남법인장은 "뚜레쥬르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현지인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더하니 시너지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에 대한 고민 없이 한국에서 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 데다 가성비를 따지는 베트남 소비자의 특성상 어설픈 전략은 실패를 부르기 십상이다. 실제로 로컬 업체와의 가격, 맛 등의 경쟁에서 패배해 철수한 한국 커피 브랜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도 베트남과의 융화를 통한 발전을 꾀한다. CJ제일제당의 베트남 진출은 타 계열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2016~2017년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현지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베트남 법인명을 'CJ까우제'로 정하는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까우제는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베트남의 식품회사로, CJ가 인수한 현지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쟁 직후 베트남의 수출을 이끌었던 국민기업으로 통한다.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과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로 까우제 이름을 살렸다"며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침에 현지인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기업 인수 후 성장세도 눈부시다. 업계 평균 성장률이 10~20%인데 반해 CJ까우제는 매년 5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CJ의 적극적인 투자와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현지 사람들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의 투자는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베트남 식품 통합생산기지에서 빛을 발한다.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기존 식품공장과 달리 냉장, 냉동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첫 통합공장으로, 700억원을 투자했다. 연간 6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으로 현지식 제품은 물론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김치, 가정간편식,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등을 생산한다. 이를 발판으로 2020년까지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동남아 최고의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CJ는 베트남 정부와 식품 안전강화에도 나섰다. 호치민시 정부가 식품안전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할 만큼 최근 베트남에서는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CJ가 이를 주목하고 선도의 깃발을 들었다. 국내의 푸드 R&D 센터를 모방해 신공장에도 푸드 세이프티 센터를 설치했다. 노 법인장은 "CJ의 역할에 베트남 정부가 거는 기대가 크다"며 "정부와 함께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하노이·호치민=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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