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바람으로 ‘신화창조’ 나선다!
입력 : 2010-03-26 12:02:03 수정 : 2010-03-26 12:02:03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처럼 풍력산업도 세계 챔피언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선업계, 신성장동력으로 풍력시장 진출 ‘러쉬’
 
국내 조선업체들이 세계 풍력발전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기지개를 펴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풍력발전 기술수준은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해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국내에서 운영되는 풍력발전설비는 대부분 수입산이다.
 
하지만, 최근 녹색성장이 화두로 떠오르며 풍력발전이 새로운 성장모델로 부상하면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 시장에 앞장섰다.
 
대형선박에 핵심장치인 프로펠러는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러와 비슷한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대형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선박 프로펠러에서 축적한 기술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국내 기술수준은 풍력발전 타워의 경우 100%, 풍력발전단지 설계와 시공 능력에서는 선진국의 90%까지 치고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본격 공략..가시적 성과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추진하는 60억달러(6조8000억원) 규모의 ‘풍력•태양광 복합단지 개발사업’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발전 용량 2.5GW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태양광에너지 클러스트 개발 사업이다.
 
한국 컨소시엄은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5단계에 걸쳐 2MW급 풍력 발전기 1000기를 설치해 2000MW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한다. 이 풍력•태양광 복합단지를 20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풍력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풍력 블레이드, 타워 등 주요 부품•장치들을 직접 개발해 조달하는 방식으로 전체 프로젝트 운영을 맡게 된다.
 
STX윈드파워도 최근 13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사업을 수주했다.
 
네덜란드 풍력발전단지 개발업체인 메인윈드사와 총 50MW급 풍력발전설비의 턴키베이스 공급 및 유지보수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TX윈드파워는 터키, 네덜란드, 이라크 등에 2MW급 풍력발전설비 25대를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각각 파키스탄 YB사와 미국 리틀프링글사에 풍력발전단지 조성 및 생산 관련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조선업체 차별화된 전략..’해상풍력시장’ 진출
 
미쓰비시와 에너콘, 베스타스 등 세계적인 풍력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충호 현대중공업 풍력발전설계 부장은 “육상풍력의 한계점으로 인해 향후에는 바람의 질이 좋고 육상풍력에 비해 경제성이 높은 해상풍력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풍력발전사업은 핵심부품을 얼마만큼 자체적으로 조달 가능하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력시장은 덴마크와 미국, 독일의 선발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국내 조선업체들은 뛰어난 조선•해양기술을 바탕으로 이들 업체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 플랫폼 형태의 해상풍력발전 선박(5200억원) 수주해 ‘세계 톱3’ 해상풍력 기업이란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이종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의 선박•해양플랜트와 해양풍력 발전설비를 만드는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풍력산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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