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pH 높은 토사는 농사 부적합…매립은 위법"
"건설폐기물법 시행령 따른 적법한 재활용 아냐"
조치명령 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서 원심 파기환송
입력 : 2020-02-28 10:33:22 수정 : 2020-02-28 10:33:2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pH(산도)가 높은 토사는 농사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이를 매립한 것은 적법한 재활용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S사가 울산 울주군수를 상대로 낸 조치명령 처분 취소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울주군은 지난 2018년 1월 S사가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닌 울산 울주군 등 일대에 폐기물 5000여톤을 매립한 것에 대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고, 이행완료보고서를 제출하란 내용의 조치명령을 내렸다. 이에 S사는 "건설폐토석을 적합하게 처리해 순환토사로 만든 후 이를 농지 개량을 위한 성토용으로 사용했으므로 이는 법에 따른 재활용에 해당할 뿐 건설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S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토사가 건설폐기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고는 통상 재활용을 위해 순환토사를 반출하기 전에 토양오염도 등에 관한 시험을 진행한 후 그에 따른 토양오염도 검사결과통보서 등을 작성했는데, 그 내용에 잘못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며 "반면 피고는 이 사건 토사가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한 유해물질 함유 기준이나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벗어났다는 분명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심은 "이 사건 토사가 강알칼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농지 개량을 위한 성토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법원의 울산광역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pH 농도 11인 토사는 농작물 경작에 부적합하다는 취지로 회신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이 사실조회 결과만으로 강알칼리성 토양으로 성토하는 것이 농지의 생산성 향상이나 인근 농지의 관개·배수·통풍과 농작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pH 농도 11의 강알칼리성인 이 사건 토사가 '농작물의 경작 등에 적합한 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이 사건 토사 매립을 건설폐기물법 시행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순환토사의 재활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매립지 전부가 농지에 해당하고, 토지가 농작물의 경작 등에 적합하다는 전제에서 토사 매립이 건설폐기물법 시행령에서 허용하고 있는 순환토사의 재활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농지법상 농지 개념, 산지관리법상 산지 개념, 폐기물관리법상 조치명령의 요건, 건설폐기물법상 건설폐기물 재활용의 허용 요건, 재량권 일탈·남용의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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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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