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특집)⑤철저한 '현지화'가 성패 가를 '열쇠'
[온라인게임 '신대륙' 유럽을 가다!]
한국 게임 높은 기술력, 유럽서도 인정
현지 문화 이해하는 '현지화' 과제 남아
입력 : 2010-06-07 06:00:00 수정 : 2010-06-07 06:00:00


[런던=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온라인게임산업의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럽.
 
우리 온라인게임에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특히 그동안 우리 온라인게임이 국내에서 축적해 온 많은 노하우가 탄탄한 경쟁력이 돼 유럽 공략의 발판이 되고 있다. 
 
◇ 높은 기술력 앞세워 유럽 공략
 
유럽에서도 우리 온라인게임의 뛰어난 기술력은 높이 평가한다.
  
안드레아스 바이덴홉트 '프로그스터'(독일 온라인게임회사) 대표는 "한국게임은 굉장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개발사도 많다"면서, "그래픽 수준은 최고"라고 인정했다.
 
인고 그리블과 아힘 카스퍼스 브루다 IC 공동사장도 "한국의 온라인게임회사는 경험이 많아 글로벌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인 브루다 IC는 현재 9개의 게임을 유럽 전역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그 중 8개가 한국 게임이다.
 
◇ 한국 게임의 당면과제, '현지화'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시장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유럽문화에 맞는 우리 게임의 현지화다.
  
단일민족·단일언어권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은 여러 문화와 언어가 혼재하는 '모자이크' 사회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유럽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유럽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다는 게 유럽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고 그리블 브루다 IC 사장은 "단순히 언어를 안다고 해도 실제의 느낌을 주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템 개발을 예로 들면서 "한국 개발자가 이탈리아의 '피자' 문화를 고려해 토핑 아이템으로 호박을 개발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굉장히 인위적으로 느낄 뿐"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 나라의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유저가 실제로 느끼는 것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터 철민 크렐 유럽온라인게임연합 대표는 "한국 게임이 스토리나 콘텐츠 부분에서 유럽 청소년 문화를 이해하고 유럽사람들 정서에 맞게 이를 게임에 도입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 업계에서도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현지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김성진 넥슨 유럽사업팀 팀장은 "유럽인들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 룰을 잘 모르고, 우리는 그쪽 토양에서 태어난 게 아니기 때문에 일하는 방식이나 사고방식 등이 다르다"고 밝혔다.
 
박인열 위메이드 해외1팀 팀장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이미지나 기능이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것과 달라 이에 맞춰 유럽 상용화 모델을 다시 짜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 현지인·현지 파트너십 통해 현지화 필요
 
독일 게임업체인 프로그스터의 경우,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폴란드 등 유럽 내 주요 5개 언어권 국가들을 고려해 각 언어권의 현지인을 고용해 운영한다.
 
이들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언어 번역은 물론, 각 나라의 문화에 맞게 내용을 보완해 디자인, 홍보, 마케팅 활동 등을 담당한다.
 
각 언어권의 커뮤니티 관리도 직접 맡는다.
 
안드레아스 프로그스터 대표는 "시장성을 알고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를 통해 마케팅을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업계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꼽는다.
 
유럽 게임업체 관계자는 "완전히 개발이 끝난 게임은 다시 후속작업으로 현지화하기 어려우므로 사전에 현지 퍼블리셔를 찾아 함께 작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게임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한 게임 퍼블리싱 업체는 "우리도 다른 나라에서는 그 나라의 시장상황과 언론사,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회사와 일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럽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 중에는 한국에서 원격으로 유럽사업을 관리하거나 다른 나라 법인에서 유럽시장을 담당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넥슨의 경우, 유럽 현지에 법인이 있지만 사실상 실제적인 유럽 사업은 한국 본사의 관련팀에서 담당하고 있어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
  
김성진 넥슨 유럽사업팀 팀장은 "유럽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를 하지 않다 보니 고객 서비스 면에서 늦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끝>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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