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요주의자산’발 건전성 우려
신평사 "중소형사 충담금 적립율 대형사 대비 낮아"
입력 : 2024-05-29 06:00:00 수정 : 2024-05-30 13:40:59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건전성 분류상 순요주의자산 이하가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건전성에 경고등이 울렸다는 지적입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추가 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28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의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중소형사에 집중됐습니다. 작년말 기준 다올투자증권(030210)이 56.4%, 하이투자증권이 46.7%로 50%내외에 육박했습니다. 뒤를 이어 DB금융투자(34.3%), SK증권(30.9%), BNK투자증권(20.6%), 이베스트투자증권(20.6%), 한화투자증권(19.3%), 유안타증권(17.5%), 유진투자증권(17.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순요주의이하자산은 요주의이하자산에서 대손충당금을 뺀 수치를 일컫는데요. 일반적으로 자산 건전성을 분류하는 기준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뉩니다. 고정 이하 자산은 일반적으로 부실자산으로 분류하고, 요주의는 연체 상태가 1~3개월 정도인 자산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요주의 자산에 대해서는 충당금 설정 비중이 1% 정도로 적립율을 과하게 요구하진 않습니다.
 
작년말 기준 충당금 적립 규모는 다올이 291억원, 하이 1858억원, DB금투 808억원, SK증권 534억원, BNK투자 1296억원, 이베스트 1013억원, 한화투자 919억원, 유안타 441억원, 유진투자 132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다올의 경우 2022년과 비교해 80.75% 충당금 적립이 늘었지만 절대적인 규모와 상대적인 측면 모두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했으며, 현재 회사는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면서 부동산 금융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PF는 포지션 축소를 통해 상당히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또한 최근 금감원에서 발표한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에 대응해 PF 사업성에 대한 개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2022년부터 적극적으로 시장 변동에 대응하고 손실 흡수력을 제고하기 위해 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적립하고 있다"며 "지난 1분기에도 365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76.6%로 전년동기 대비 8.6%p 감소했으며 부동산 관련 PF 우발 채무도 8502억원으로 전년동기 20.3% 줄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대형사와 비교해 중소형사의 충당금 적립률이 아직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작년말 기준 요주의 분류 자산 약 5조원 중 중소형의 비중이 2조6000억원으로 해당 자산이 모두 유의 등급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중소형사에만 5200억원 가량 집중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신평은 '요주의' 자산이 '고정'으로 전이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률 20%포인트를 임의로 적용해 산출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현행법상 대출채권 및 미수금에 대해 건전성 분류 결과에 따라 정상은 0.5%, 요주의는 1%, 고정은 20%, 회수의문 75%, 추정손실의 경우 100%의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평사들은 하반기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소형사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증권사에서도 2분기 증권사 실적은 충당금 추가 적립에 의해 갈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사 실적의 경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실적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2분기 중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충당금은 2분기 실적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적절한 구조 조정이 진행된다면 부동산 금융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구조 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건전성 악화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단, 이에 따른 충격은 시장 우려보다는 적을 가능성이 높으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증권사들은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연구원은 "한신평에 따르면 대형사의 전체 브릿지론 익스포져 중 34%가 위험도 ‘높음’으로 분류되나, 자기자본 대비 5% 수준에 불과해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고 덧붙였습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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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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