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출근투쟁 돌입…최대실적 1년만 파업 기로
노조, 쟁의권 확보 절차 밟아 파업 압박
임금 인상 및 친환경차 생산 요구
GM '한국사업 10년 지속' 기한 2028년
전기차 생산 통한 미래 보장할지 주목
입력 : 2024-06-25 15:02:33 수정 : 2024-06-25 17:03:3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측 압박에 나섰습니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는 등 총력 투쟁을 예고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 확대간부들은 지난 24일부터 출근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임단투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정식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사진=뉴시스)
 
이는 지난달 22일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11차례의 교섭을 진행해 왔는데 논의에 진전이 없자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노조 측은 이번 임단협 협상에서 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1조4996억원)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0년 간 공장 축소와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 분담과 원상회복 일환으로 평균 23.2년 통상임금 기준의 300% 지급도 요구했습니다.
 
또 노조는 개발과 생산, 후속 차종관리까지의 권한을 갖춘 중소형 세그먼트(전기차, 내연기관) 생산을 내걸었습니다. 여기에 내수판매 확대를 위해 부평, 창원공장에서의 신차 2개 차종 생산과 국내 생산 차량의 30%를 내수지장 물량으로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임금 인상과 신차 생산 여부 등 모든 요구안에 대해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노조는 지난 17~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찬성률 87.2%로 가결됐습니다. 지난 20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노조 측은 "그간 교섭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교섭을 대하는 사측의 태도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공허'"라며 "노측의 충분한 설명과 인내에도 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결과는 극단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사진=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0년간 군산공장 폐쇄, 부평공장 축소 등으로 지속가능한 생존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매출액 13조7339억원, 영업이익 1조350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수익이 늘어난 만큼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죠.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5사 중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생산이 없는 유일한 업체입니다. 대신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량 확대를 위해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각각 9000억원, 2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업계는 현재 생산량 5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 생산 투자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노조가 미래 투자를 단행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건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 철수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GM은 2018년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는 대가로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2028년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매각에이 나설 경우 산업은행이라는 방패막이 사라져 GM의 한국시장 철수가 언제든 가능해집니다. GM이 2028년 후에도 한국 사업을 지속하려면 결국 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전기차 1종이라도 생산되면 신뢰성을 높이면서 한국지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현재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8000억원 넘게 자금이 투입됐는데 내수 판매량이 오르지 않고 파업 등 노사 분쟁이 생기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미 GM은 10여 국가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장을 정리한 기업인만큼 한국지엠이 수출물량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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