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아닌 '필수' 스마트팩토리)①단순 자동화 그 이상 '스마트팩토리'
안전모 미착용하자, 경고음 울려…팔 관절 6개 달린 로봇이 나사 조립
스마트팩토리 '생산성 29%, 품질 향상 42%, 산업 재해 4% 감소' 효과
AI와 로봇이 사람 대신…"제조업의 무인화, 시대적 흐름"
입력 : 2024-10-04 17:00:20 수정 : 2024-10-04 17:11:1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삐이이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경고등이 켜집니다. 안전모와 조끼를 착용하지 않은채 공장에 들어서려 하자, 센서가 이를 인지하고 경고등을 켠 겁니다. 다시 시연자가 안전모와 조끼를 제대로 착용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를 인식하고 정상 출입을 허용합니다. 공장 형태로 꾸민 경기 평택시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 전시장에서는 이러한 모습 외에도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로봇자동화 표준 플랫폼(FLEX RPS)이 적용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좁은 복도 지나가며 로봇 팔로 나사 정확하게 조이기도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현장에 AI 기술과 산업용 로봇이 확산하면서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한 첨단 생산라인 구축과 제품경쟁력 강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는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의미합니다. 
 
스마트팩토리 시연 공장에선 팔 관절 4~6개를 단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자재를 나르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성인 2명이 지나갈만한 좁은 복도를 로봇이 능숙하게 이동하기도 합니다. 특정 장소를 학습하면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인데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단순반복 작업은 협동로봇이 척척 공장 자동화를 수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이동 로봇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과 자재를 공급합니다. AMR에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MM: Mobile Manipulator)'은 부품과 자재 운반과 동시에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 불량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 없이 자동화할 수 있었습니다. 
 
로봇은 자신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를 달고 한팔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고정 시키고, 다른 손은 나사를 조이는 역할을 합니다. 숙련공이 할 법한 역할을 로봇이 오차 없이 정확한 위치에 수행하고 있는건데요. 로봇의 다른 팔은 부품을 확인한 뒤 불량품이 있는지 재확인하고 집게로 들어올리는 동작을선보입니다. 배터리가 부족한 주변 AMR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공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설비 노후나 윤활유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진동, 소음 등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었는데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과 조치 방법을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누구나 음성만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후 2시 A설비 이상 떨림" 이라고 말하면 이상 신호가 서버에 기록된됩니다. 또 "최근 발생한 이상 떨림과 조치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불량 유형과 이전 조치이력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알려줍니다.
 
LG전자는 무인화 생산 확대 추세에 맞춰 비전 AI 기반 실시간 감지시스템도 개발했습니다. AI가 정상 가동중인 공장 모습을 학습한 후 이상 상황이나 온도, 불량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입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개발한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좁고 빛 반사가 있는 환경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스마트팩토리, 설비 가동·수율 관리 유용
 
스마트팩토리는 설비의 원활한 가동과 수율 관리를 돕는 솔루션으로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공정 사이 아주 짧은 순간의 지연이나 미세한 오차까지도 줄여 나가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생산과 제조 영역의 효율이 곧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높이는 것이 핵심인 겁니다.
 
예를 들면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매 13초마다 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는데, 생산라인이 하루 10분만 지연되더라도 냉장고 50대 분량의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냉장고 한 대 가격을 200만원으로 가정할 때 10분의 지연이 곧 1억원에 달하는 손실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여러 부품의 원활한 공급부터 조립, 포장, 검사 등의 다양한 공정 사이에 지연을 줄이는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생산성이 29.4% 증가했고, 품질은 42.8%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가 절감 효과는 15.9%, 기업 매출은 평균 6.4% 향상, 고용은 1.5명 증가, 산업재해는 4.9% 감소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G전자 창원공장의 경우에도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생산성에서 17%, 에너지 효율 면에서 30%가 개선됐고, 불량 등으로 생기는 품질 비용은 70%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이를 가상 화면에 동일하게 구현함으로써 공정을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 최적의 효율로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 단계에서도 가동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라인의 병목이나 불량,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비전문가도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여러 설비를 다양하게 배치해 보고, 각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32년 428조원 성장 예고…"제조업 미래 경쟁력 핵심"
 
이처럼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면서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 자동화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공장을 가동하기에 단순한 자동화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의 장점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297억4000만 달러(약 174억원)로 평가되며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9.52% 성장해 2032년에는 3219억8000만 달러(약 428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현재 북미 지역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센서의 소형화에 따른 산업용 로봇 채택 증가 △5G 기술의 스마트팩토리 공장 진입 등을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급감으로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등은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필수가 될 것"이라며 "제조업의 무인화, 자동화 전략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제조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최적의 품질 관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장비 불량을 감지하고 제조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은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자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개발한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부품과 자재 공급용 카트를 운반하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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