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투자지표 '가치평가모형' 첫 개발
콘진원 "업계 의견 반영해 개선해 나갈 것"
입력 : 2010-06-29 15:56:22 수정 : 2010-06-30 09:37:54


[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방송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 투자 지표, '콘텐츠 가치평가모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서울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홀에서 '콘텐츠 가치평가모형 개발 발표회'를 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의지가 있어도 콘텐츠 산업이 실패했을 때의 책임 문제 때문에 콘텐츠 투자를 망설이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콘텐츠 가치평가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서 투자를 결심하는 부담을 덜게 해야겠다는 의미에서 이번 가치평가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제조업 시대는 분명히 지나가고 있고, 해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지금 시기를 놓치면 스마트폰과 같은 경우가 미래 콘텐츠산업에서도 생긴다"며, 콘텐츠산업에 대한 적극적 육성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공개된 콘텐츠 가치평가모형은 기업의 재무상황 등을 배제하고 콘텐츠 특성과 장르별 속성을 고려해 ▲방송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5개 장르에 대해 융자형 등급모형과 투자형 가치평가모형의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됐다.
 
융자모형은 콘텐츠 제작의 성공요소를 평가기준으로 채택하고 ▲제작인프라 ▲콘텐츠경쟁력 ▲가치창출 등을 평가지표로 구성하고 있다.
  
투자모형은 장르 특성에 맞는 변수를 선정해 사례분석을 통해 예상 수입을 산출하는 것으로, 경제적 가치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업계 전문가 의견과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게임의 경우, 융자모형은 경영진의 팀워크·콘텐츠 우수성·재접속율·유료화 가능시기 등을 평가하고, 투자모형은 예상 동시 접속자수 예측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게 된다.
 
문광부는 약 8개월에 걸쳐 완성된 이번 가치평가모형이 콘텐츠의 성공가능성 등 무형가치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을 제시해 콘텐츠 업계에 대한 투자·융자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발표 후 열린 토론회에서 가치평가모형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김수진 비단길(영화제작사) 대표는 "발표된 가치평가모형에 따르면 영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배급계약'부터 시작한다는 게 굉장히 당황스럽다"면서 "영화에서 콘텐츠 자체가 얼마나 역량이 있는지를 보지 않고 감독과 배우의 역량을 먼저 보고 있는데, 지표를 잘못 잡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수진 대표는 "이 지표대로 간다면 '추격자' '과속스캔들' '해운대'와 같은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면서 "영화 쪽 지표는 주요 관계자들과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최종 발표'된 가치평가모형의 개발 과정에서 관련업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오늘 발표된 가치평가모형은 완성된 게 아니고, 업계와 투자사의 경험을 더 취합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가치평가모형은 현재 문광부가 실시하고 있는 완성보증과 연계해 활용되고, 콘텐츠산업 정책자금 지원과 공모사업 선정 등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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