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NFT 광풍)②돈버는 P2E게임 각광…업계, 글로벌 시장 ‘눈독’
'플레이투윈'서 '플레이투언'으로 게임 패러다임 변화
위메이드 시작으로 국내 게임사들 NFT시장 진입에 적극
사행성 우려는 여전…"웰메이드·토큰 이코노미 같이 구현해야"
입력 : 2021-12-13 06:10:17 수정 : 2021-12-13 06:10:17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게임 스타일은 크게 안바뀌었는데 P2E(Play to Earn)를 적용하니 이용자가 급증하네요. 게다가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붙인 인게임 매출이 20배 넘게 뛰었어요." -P2E게임을 서비스하는 A업체
 
"아이템 구매로 현질(현금결제)하는 것보다는 게임하다가 아이템을 거래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 효율이 더 좋으니까 하는 거죠." -P2E게임 이용자
 
위메이드의 미르4에서 유통되는 자체 유틸리티 토큰 드레이코. 미르4내에서 흑철 10만개는 드레이코1개로 교환 가능하다. 사진/위메이드
 
최근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이 아이템 구입에 돈을 쓰는 게임에서 돈을 버는 게임인 P2E으로 변화하고 있다. 비슷한 게임이라도 P2E가 적용되면 거래액이 최대 수십배 이상으로 뛰고 해당 게임사의 주가가 급등하는 만큼 여러 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P2E(Play to Earn)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요즘 대유행 중인 NFT 개념이다. 게임 속 아이템을 NFT화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돈을 버는 식이다. 게임 아이템을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어 타인과 거래하거나 코인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P2E게임이라고 무조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등의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관련 P2E게임을 내놓으면서 성공과 실패를 잇달아 겪었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블록체인 게임 고도화에 나서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2018년 첫선을 보인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 마미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P2E 게임 성공 선례로 평가받는다. 출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이용자가 급격히 몰리면서 현재는 30억달러 규모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우뚝 섰다. 브라질, 필리핀,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에선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벌어들이는 가상자산 액수가 이용자들의 소득원을 넘어서 중간에 거래를 중개하는 신규 직업까지 생겨났다.
 
국내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P2E게임이 새로운 수익모델 방식으로 각광받으면서 게임사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사행성 우려로 해당 게임 출시가 금지돼있기 때문에 해외 이용자 모객이 중요하다. 국내 게임사를 비롯해 코인 발행사들은 하나의 큰 블록체인 생태계 내에서 자사 게임 토큰 활성화를 위해 연합전선을 펼치거나 자체 거래소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앞다퉈 글로벌 무대 넓히기에 나서는 중이다.
 
국내 게임사중 시장에 가장 일찌감치 진입한 업체는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지난 8월 미르4를 블록체인 게임 형태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미르4 이용자는 '미르4' 게임 내 아이템인 흑철을 모아 암호화폐 '위믹스'를 거쳐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흑철을 모으려면 게임에서 승리해야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이용자 유치가 이어지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미르4를 시작으로 자사 NFT코인인 '위믹스'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년 말까지 100개의 블록체인 게임을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위믹스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믹스 토큰을 기축통화로 만들어 P2E게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외에도 컴투스, 게임빌,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 역시 NFT 자체 거래소 혹은 NFT 게임 만들겠다는 목표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들 모두 게임 내 아이템을 NFT화하는 한편 자사 게임 토큰을 기축통화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댑 타운. 출처/ 플레이댑
 
국내 코인 발행사 중에선 최근 플레이댑이 P2E모델 확장에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플레이댑은 NFT를 접목한 P2E게임 ‘신과 함께’를 지난 10월 출시해 NFT 스테이킹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NFT 스테이킹이란 일정 기간 동안 NFT를 예치(스테이킹)해두고 이자, 보상 등을 리워드로 받는 형태의 서비스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어뷰징 유저가 늘어나는 상황을 막고자 특정 등급 NFT 3개를 스테이킹해야만 자사 서버에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플레이댑은 국내 프로젝트로 유일하게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업비트에 동시 상장됐는데, 거래소 무대가 넓어지면서 해외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유리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NFT를 접목한 블록체인 게임 도입에 신중한 게임사들도 많다. NFT를 결합한 토큰 이코노미 효과가 아직까지는 더 부각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규제에 출시가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등급을 심사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P2E게임 내 재화 환전 등 행위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P2E게임 출시는 꽤 오랜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시장은 제약이 없어 경쟁사들이 P2E게임과 관련한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많은 것과 비교해 국내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잘 만들어지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너도나도 돈을 벌기 위한 블록체인 게임 도입을 시도하는데, 아직까지 검증이 안된 시장이다. 재미를 갖춘 작품성과 토큰 이코노미가 같이 맞물려야하는데, 최근 게임들을 보면 토큰 이코노미만 강조돼 과열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인기게임도 NFT 코인 복제 등 문제로 한때 코인 시세가 폭락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되면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 여지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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