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86년생 좌파 대통령 탄생…"신자유주의 무덤 될 것"
입력 : 2021-12-20 17:07:38 수정 : 2021-12-20 17:07:3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칠레 대선에서 좌파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당선됐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좌파연합 ‘존엄성을 지지하다’의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는 이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55.9%를 득표해 당선됐다. 상대 후보인 극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는 득표율 44.1%를 기록했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당선자가 된 보리치는 내년 3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후임으로 취임해 4년간 칠레를 이끈다.
 
이번에 당선된 보리치는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1986년생이다. 보리치 후보는 전 세계에서도 젊은 지도자 축에 속한다. 현재 가장 젊은 국가 수반은 세계 5번째 소국인 산마리노 공화국의 자코모 시몬치니(27세)다.
 
크로아티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보리치 후보는 칠레 최남단인 푼타아레나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산티아고에서 로스쿨을 다니던 시절에는 교육제도 개혁을 위한 학생 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13년이다. 고향에서 하원의원(사회융합당)에 당선된 이후 2017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3월, 필요한 3만5000명의 서명을 겨우 채워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좌파연합 후보 선거에서 유명한 공산당의 다니엘 하두 산티아고 레콜레타 구청장을 꺾으며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그는 이번 선거 유세에서 “칠레가 신자유주의의 요람이라면 이제 신자유주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사회복지 시스템 건설과 증세, 정부 지출 증가 등을 약속했다. 당선이 확정된 뒤 첫 연설에선 “가난한 사람들이 칠레 사회의 불평등의 대가를 치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리치는 민영과 공영으로 양분된 의료보험의 단일화, 민간에 맡겨진 연금제도의 공영화, 기초연금제 도입, 부자 증세, 노동권 강화 및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칠레 '존엄성을 지지하다' 당의 가브리엘 보리치(35) 대선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후 산티아고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오는 3월 취임하는 보리치는 칠레의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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