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 정부' 지향하겠다는 윤석열…이해도는 떨어져
미래에 앱으로 구인·구직 확인?…석연찮은 해명까지
입력 : 2021-12-26 12:32:39 수정 : 2021-12-26 12:32:39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며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과의 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제는 정작 후보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 특히 구인·구직 앱이 2~3년 이내 등장할 것으로 예측, 스마트폰으로 실시한 기업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발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잡코리아, 인쿠루트 등 구인·구직 앱은 물론 알바천국 등 아르바이트 앱도 활성화돼 있는 현실을 몰랐던 것이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후보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기치로 관련 정책 등을 준비 중이다.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산하의 미래선착본부에서 4차산업·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정보기술(IT) 이슈와 정책 구성을 담당하고 있다. 플랫폼 경제 연구에 정통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본부장을 맡았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제가 구상하는 정부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라며 "디지털 신기술에 기반해 흩어져 있는 공공 정보를 하나로 통합, 국민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보다 편리한 삶을 위해 이들 정보를 활용하는 정부"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23일 광주AI데이터센터 건립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문제는 이에 대한 윤 후보의 이해도다. 윤 후보는 지난 22일 전북대를 찾아 학생들과 대화하던 도중 청년실업에 대한 질문에 "앱을 깔면 어떤 기업이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때가 1~2학년이 졸업하기 전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구인·구직 앱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은 윤 후보의 디지털 현실에 대한 무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윤 후보는 AI와 4차산업에 연관시켜 침체된 호남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광주AI데이터센터 건립지를 찾아 미래 데이터 산업과 관련한 클라우드·AI알고리즘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구인·구직 앱 발언의 논란이 커지자 기자들과 만나 "회사를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그동안 일한 것, 구직 신청했던 것을 AI가 판단해 '원하는 일자리가 어디에 있다'는 AI 기반 실시간 정보제공을 말한 것"이라며 "실시간 동기화되는 AI 매칭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물론 석연치 않은 해명이라는 지적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민관 합동의 데이터를 통해 AI알고리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를 먼저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7개 IT 관련 협회는 지난달 '디지털경제연합'을 구성해 디지털경제 공약을 각 당에 전달하고 후보 초청토론회 등을 요청한 상태다. 새시대준비위원회 미래선착본부 관계자는 26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정책을 준비 중으로,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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