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스 수입사, 수급 '비상'
LNG 수입 제한 가능성…LPG 공급사 국내 가격 인상 불가피"
입력 : 2022-02-22 17:39:38 수정 : 2022-02-22 17:39:3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국가들을 인정하고 군대까지 파병하면서 가스 수입사들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LNG)는 가격 인상 요인 장기화 또는 수급 불안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동에서 수입하는 LPG(액화석유가스)까지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장이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전면전과 국지전 사이에 있다 보니 불확실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전면전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상대국까지 제한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은 국제결재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해 러시아 교역의 절반을 차지하는 달러 기준 교역을 막을 가능성도 있다"며 "자연스럽게 원유나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못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의 포파스나 외곽 최전방 진지에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근무 교대를 위해 초소를 나서고 있다. (포파스나·AP=뉴시스)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갈등이 심화하면서 장기 대치로 갈 경우 에너지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김학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 요구는 폴란드, 루마니아에 있는 나토(NATO)군을 빼라고 하는 것으로, 서방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사태 장기화가 전망된다"며 "에너지 가격이 더 올라가는 불안 요소는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연맹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국의 LNG 수입 순위는 카타르 23%, 호주 20%, 미국 14%, 말레이시아 12%, 오만 10%, 인도네시아 7%, 러시아 5% 등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러시아로부터의 수급 문제뿐 아니라 국제 유가도 문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시장의 불안이 국제 유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는데, LNG 장기 계약 물량은 유가와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장기가 아닌 단기 구매 방식(스팟)은 장기 계약보다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스팟 구매도 도입가를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 가격은 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빨리 (가격이) 잡히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나 유럽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LPG의 경우도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이달 LPG 국제 가격을 인상해 공시하면서 다음 달 국내 LPG 가격의 인상 요인이 1㎏당 60원 내외로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LPG가 한국으로 들어오려면 시일이 걸리므로 국제 가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LPG 공급업체 SK가스(018670)E1(017940)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인상 요인을 온전히 다 반영할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두 업체는 지난달과 이달 국내 가격을 인하했다. 
 
SK가스는 아람코가 곧 발표할 다음 달 국제 가격을 봐야 다음 달 국내 가격을 얼마나 올릴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인 국제 가격이 오르면 이는 오는 4월 국내 가격 인상 요인이 되고, 따라서 SK가스가 3월 국내 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1은 소비자 부담 때문에 인상 요인을 전부 반영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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