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원스토어, 구글 '인앱결제 논란' 틈타 세 확장할까
입력 : 2022-05-22 09:07:17 수정 : 2022-05-23 08:51:4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비판하는 광고를 앞세우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앱마켓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는 가운데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입점까지 추진하고 나서며 자체 정비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이에 최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추진 철회로 다소 주춤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가수 겸 연기자 옥택연을 모델로 앞세운 광고를 이달 초 공개했다. 광고의 주 내용은 원스토어가 낮은 수수료와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는 현재 애플, 구글 등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최대 30%의 높은 수수료를 받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후발주자인 원스토어 입장에선 거대 앱마켓들이 규제 이슈에 시달리는 것 자체가 사업 확장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 앱마켓보다 진입 허들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앱 생태계 구성원들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스토어의 차별화 정책은 실제 성과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자체 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를 5%로 책정한 상생 정책을 편 결과,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13119억원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거래액 성장을 달성했다.
 
현재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앱마켓 실태점검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독과점 사업자인 구글의 경우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통위와 구글 사이 갈등이 심화된다면 원스토어가 어부지리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는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바탕으로 게임 유통 부문에서 Top 50 게임 시장 라인업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스토리 사업 부문에서는 공격적인 IP 확보를 통한 사업 확장 전략을 통해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OTT도 조만간 원스토어에 입점할 예정이다. 앞서 국내 콘텐츠 업계와 앱마켓 업계는 작년 10월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게임 3사와 OTT 기업, 음악 실시간 재생 기업이 모두 참여해 체결한 최초의 상생협약이었으나 그간 새로 입점한 앱은 넥슨 게임 '블루 아카이브' 하나였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OTT 업계와 현재 논의 중이며, 업체명을 밝힐 수 없으나 조만간 입점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앱마켓 사업자의 멀티호밍 제한 등 독점력 남용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집중 점검 결과도 원스토어 같은 대체 앱 마켓 활성화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콘텐츠 업계에선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별도의 개발비가 소요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구글 눈치를 안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전에 카카오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O.N.E(원) for Kakao'가 구글플레이 검색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처럼 경쟁 플랫폼에 진출할 시 구글이 인적으로 압박하거나 구글 피처드(추천 페이지 노출)에서 빼버리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도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결집하고 있다. 해당 규제로 과점구조가 깨지면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돼 원스토어에겐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5대 반독점법이 발의됐으며,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오픈 앱마켓 법안'도 상원에서 발의돼 올해 1월 법사위를 통과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이 이르면 내년 봄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DMA 시행 이후 해당 기업이 법을 어기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다만, IPO 철회로 실탄 확보에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 도약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원스토어 측은 '글로벌 원스토어' 서비스 출시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완료한 상태이며, 동남아와 유럽 진출의 선후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연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현지화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한편, 유럽에서는 현지 통신사를 비롯해 대규모 고객기반을 지닌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진출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지난 9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300조원의 앱마켓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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