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예방-하)"산업현장 패트롤 가동 확대해야"
지난해 산재 10만2278명 다쳐…사망자 828명
패트롤 시행 직후 산재 사망 100명 이상 '뚝'
"패트롤 제도 효과 있다…법·집행 사이 '관리'"
"이례적 점검 효과 높지 않아…실질 체계 바람직"
입력 : 2022-06-07 06:00:05 수정 : 2022-06-07 08:05:14
[뉴스토마토 김종서·김현주 기자] 중대재해처벌이 올해 초부터 가동하고 있지만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전략적 감독 행정’에도 고삐를 죄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특히 산업재해에 있어 법과 집행 사이 중요한 것이 관리 역량인 만큼, 산업 현장의 '순찰(패트롤)' 사업을 보다 더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안전보건공단이 공개한 '2021년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재해자는 총 10만2278명, 사망자는 828명이다. 사고 재해자는 2020년 9만2383명 대비 늘었지만 사망자는 54명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끼임이나 떨어짐, 부딪힘과 같은 단순 재해가 매번 사망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생한 산재 중 떨어짐은 1만4775건, 끼임은 1만3668건으로 각각 351명, 95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딪힘 사고는 821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망 사고는 72건 발생했다. 화재·폭발·절단·깔림 등 대형 사고보다 사망자 수가 월등히 높은데, 산업 현장의 부실한 안전 실태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반면, 패트롤 가동으로 지난해 사고 사망자가 54명 줄어든 것도 주된 성과로 꼽힌다.
 
6일 안전보건공단이 공개한 '2021년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재해자는 총 10만2278명, 사망자는 828명이다. 사진은 지난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진=뉴시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패트롤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9년 산재 사고 사망자 수가 (2018년과 비교해) 100명 이상 감소된 점이 주목할 만 하다"고 언급했다.
 
2018년 산재 사고 사망자가 971명에서 2019년 855명으로 줄었지만, 2020년 882명으로 다시 상승한 것에 대해 강태선 교수는  "패트롤 제도가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그는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패트롤이 잠정 중단됐지만 건설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패트롤 점검을 통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을 감소시키는 것도 목표지만, 그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큰 목표다. 예컨대 추락 재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비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비계가 강관 비계보다 안전하지만, 약간 비싸서 시장에 보급률이 낮았다. 하지만 패트롤을 통해 사실상 전수 조사가 가능해지면서 시골의 작은 공사 현장에도 시스템 비계가 도입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단 집계를 보면, 패트롤 점검 등 현장 위험요인 중심으로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결과, 2019년 산재사망사고자는 전년 대비 116명 감소하는 등 최초로 800명대에 진입했다. 산재 사망사고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고 사망자 수)은 0.46로 처음 0.4대에 진입했다는 게 안전보건공단 측의 설명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패트롤을 처음 도입한 2019년 1000명에 육박했던 산재 사망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서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패트롤 강화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며 "지난해까지 업무상 사고사망자 감축에 집중, 패트롤 등 사업으로 사고 사망자를 54명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특히 사망 사고 비중이 높은 건설업에 대한 순찰 강화와 위험설비 보유사업장에 대한 위험요인 확대 및 집중 관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5인 이상 제조사업장에는 끼임과 추락 등 위험요인을 자율점검표로 자체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강태선 교수는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법도 중요하지만 형평성 등을 고려한 전략적 감독 행정이 중요하다. 전략적 감독 행정을 위한 최초의 노력을 2019년 패트롤 제도부터 한 것"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과 집행 사이 변수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00명 사망자 수 감소는 건설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때문에 이례적인 점검만으로는 효과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검을 통해 사업장 내에서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체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6일 안전보건공단이 공개한 '2021년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재해자는 총 10만2278명, 사망자는 828명이다. 사진은 크레인 넘어짐 사고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김현주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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