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비창 개발에…다시 들썩이는 용산 노후단지
용산 아파트값, 올들어 0.30% 상승…정비창 개발 등 호재에 기대감 높아
청파동·한남 뉴타운 등 재개발 지역 매수 문의 늘자 부동산, 매물확보 경쟁
입력 : 2022-07-29 07:00:00 수정 : 2022-07-29 07:00:00
용산정비창 부지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정책 발표 이후 지방에서도 연락이 오고 매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는데 아직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나진 않았다. 아무래도 재개발 기대감이 있다 보니 매물이 귀한 상황이다.(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 인근 A중개사무소 대표)”
 
서울시가 마지막 금싸라기땅으로 꼽히는 ‘용산정비창’ 개발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용산구 일대 노후 주거단지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어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으로 겹호재를 맞으며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28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정비창 일대는 여전히 방치돼 있었지만, 높은 펜스 사이로는 토지 정화 활동을 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서울시가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내놓은 만큼 제반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일대를 시 최초의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하는 한편 부지 내에 주택 6000가구(공공주택 1250가구 포함)도 공급할 계획이다.
 
용산 일대의 지역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부동산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이날 방문한 용산정비창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앞에는 효창동과 청파1·2구역 등 정비가능구역에 대한 매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광고판과 함께 ‘매물환영’이라는 종이가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원효로와 효창·청파동, 신용산역 북측1,2,3구역, 정비창 전면1~3구역 등 한강변 일대가 재개발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조합원이 매물을 회수하는 경우도 있어 중개소 간 매물 확보경쟁도 치열해졌다는 게 중개소의 설명이다.
(표=뉴스토마토)
실제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용산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1217건으로 지난달 말(1234건) 대비 소폭 줄었다. 한국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5일 기준) 용산 아파트값은 전주의 –0.02%에서 –0.05%로 낙폭이 커졌다.
 
다만 올해 누적으로 보면 0.30% 올랐다. 서울 지역 아파트 값이 올 들어 0.37%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서울 집값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가격을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촌동 강촌 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3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강촌아파트는 전월 각각 21억원(8층), 22억5000만원(18층)에 거래된 바 있다.
 
리첸시아용산B의 경우 이달 8일 19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직전 거래액(14억, 2020년8월)보다 약 6억원 오른 것이다. 산호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03㎡이 지난 5월 15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같은 평수가 8억원 오른 23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노후주택가와 재개발 지역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실제 숙명여대 뒤편 언덕을 올라 청파동 1가 주택가로 들어서니 주택 재개발 추진위원회 사무실과 함께 좁은 골목길 벽면에는 ‘청파동 통합 재개발(80% 목표) 동의서’를 접수받고 있다는 벽보가 눈에 띄었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용산구 공인중개소, 청파동, 전자상가, 용산구 이태원 뒷편 한남 2가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청파동 역세권을 구축하기 위한 물밑작업들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재개발 사업을 위한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만큼, 주민들의 기대도 컸다. 청파동 역세권은 청파동1가 일대 노후불량건축물 밀집지역(대지 1만6464㎡ 규모)으로, 현재 용산구는 내달 16일까지 ‘청파동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 의견을 접수 중이다.
 
해당구역은 최고 35층, 용적률 467.82%를 적용해 공공주택 745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해당구역 총 대지면적 83%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7층 이하로만 건축할 수 있었지만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시 용도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돼 최대 35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8월말까지 주민 의견을 받고 주민설명회와 구 의회 의견을 청취한 뒤 올해 12월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을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올해 하반기 도시정비 사업의 격전지 중의 하나로 꼽히는 한남 뉴타운도 재개발 수주전에 막을 올린 상태다. 앞서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한남 2구역은 대우건설과 롯데물산,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내달 3일 현장 설명회를 진행한 후 11월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정비창 부지는 광화문 등 구도심과 접근성을 비롯해 지방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주거지보다 중심업무지구로서 가치가 높다”면서도 “지역의 개발호재는 지역가치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역가치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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