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중개 가이드라인 확정…"환자 선택권 보장"
약사회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이 과도한 권력 가질 수 있다"
약품 효과·가격 정보, 사은품 금지… 가격할인 등 '호객행위' 안돼
"대면진료가 원칙…환자가 의료기관·약국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입력 : 2022-08-09 16:00:00 수정 : 2022-08-09 16:00:00
 
지난 2월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역할과 규제를 담은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됐다. 
 
다만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이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우회로를 방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이 과도한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 특정 의료기관 쏠림 현상과 가입비 및 중개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의 위기경보 발령 기간'동안 허용되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공고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공개하고 논의했던 안에서 변화없이 처방전 재사용 금지 관리, 병원-약국 담합금지 등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확정된 가이드라인 역시 서비스제공 편의증진과 함께 의료법·약사법 등 보건의료법령, 건전한 보건의료시장 질서 유지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무사항과 업무수행 세부 준수사항을 통해 지켜야할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다.  가격 할인 등 호객행위를 통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조장해선 안 되고, 의료인·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보면 △환자의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의 오·남용 조장 금지 △의료기관 및 약국을 선택하는 서비스 제공하되 중개업무 수행 또는 호객행위로 환자의 선택에 영향 미치지 말 것 △환자에게 처방 의약품의 약품명·효과·가격 등의 정보 안내 금지 등이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약국 근거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환자가 직접 약국 정보를 확인하고 약을 수령할 약국을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앞서 지난 5일 최광훈 대학약사회장은 전 회원에게 안내 문자를 통해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업체와의 제휴 중단을 당부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와 관련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대한약사회와 플랫폼 업계 간의 충분한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플랫폼 업체들이 현행법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하는데, (법과 가이드라인을) 우회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회 전체가 플랫폼 업체의 영업 전략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성이 다분하다"며 "플랫폼이 과도하게 상업화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면 과도한 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플랫폼이 광고료를 받아서 특정 병원·약국을 상위권에 노출하게 되면, 환자들은 이런 의료기관으로 쏠린다"며 "이런 현상은 보건의료시스템상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플랫폼이 서비스나 품질 경쟁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시스템상의 광고 노출 및 요인에 의해 의료 소비가 진행되는 부분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같은 부분들은 향후 가입비와 중개 수수료로 이어져 여러 가지 비용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플랫폼 내에서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의료기관 노출 여부 등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며 "실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비대면 진료 앱인 굿닥은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 준수를 기본 원칙으로 온건한 방향으로 중재돼 시장이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산업 환경이 조성되는데 기여하도록 서비스 운영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굿닥 관계자는 "병원·약국의 정보공개로 환자와 국민에게 신뢰도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에 발맞춰 나간다"며 "최근 의약품 배송비 지원에 대한 논란을 수용해 무료배송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경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같이 동참해 의료계, 약업계와 상생하고 온 국민이 비대면 진료 혜택을 잘 누리고, 안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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