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한중 수교 30년…무역적자 심화·시장 점유율 하락
전경련, 한중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 분석
명목 GDP 한국 5배 성장…중국 35배 성장
입력 : 2022-08-24 11:30:06 수정 : 2022-08-24 18:11:1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상승 격차가 벌어지고, 글로벌 500대 기업 수도 추월하는 등 각종 경제 지표에서 중국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1992년과 2021년 사이 30년간 한중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명목 GDP는 한국이 1992년 3555억달러에서 2021년 1조7985억달러로 약 5.1배 성장했지만, 중국은 1992년 4921억달러에서 2021년 17조4580억달러로 약 35.5배 성장했다. 이에 따라 한중 간 명목 GDP 격차는 1992년 1.4배에서 2021년 9.7배로 크게 벌어졌다.
 
1인당 명목 GDP는 같은 기간 한국이 8126달러에서 3만4801달러로 약 4.3배 증가했지만, 중국은 420달러에서 1만2359달러로 약 29.4배 늘었다. 1992년 중국의 1인당 명목 GDP는 한국의 5.2% 수준이었지만, 2021년에는 35.5% 수준까지 추격했다.
 
또 한국의 수출액은 773억달러에서 6444억달러로 8.3배 성장했지만, 중국은 856억달러에서 3조3682억 달러로 무려 39.3배 성장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면에서는 1992년 한국 1603억달러, 중국 1675억달러로 양국의 교역액이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21년에는 6조471억달러의 중국이 1조2595억달러의 한국보다 약 4.8배 규모로 성장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1994년 한국은 32위, 중국은 34위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중국이 17위, 한국이 27위로 중국이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한중 국가경쟁력 종합 평가. (자료=IMD,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UN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제조업 경쟁력(CIP) 지수는 1992년 한국이 14위로 중국이 19단계 아래인 33위에 있었지만, 2020년에는 중국이 2위, 한국 5위로 중국이 한국보다 3단계 앞서고 있다.
 
한중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 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에서도 모두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는 1995년 기준 한국이 8개, 중국(홍콩 포함)이 3개로 한국이 많았지만, 올해에는 한국이 16개, 중국(홍콩 포함)이 136개로 중국이 한국보다 8.5배 많았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이 1993년 기준 96개, 중국이 322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29.8% 수준이었지만, 2020년에는 한국이 77개, 중국이 1798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4.3%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 1993년과 비교해 2020년에는 1위 품목 수가 19개 줄었지만, 중국은 1476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도 한국이 2006년 19개에서 2020년 27개로 1.4배 증가했지만, 중국은 4개에서 194개로 48.5배 폭증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6월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경제 포럼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한국의 주력 품목에서 대중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 분야는 수출이 2010년 40억달러에서 2021년 18억달러로 감소했지만, 수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의 신차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중국 시장에서 2016년 114만대를 판매했지만, 2021년에는 35만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올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1%대다.
 
전략 품목인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그대로였다. 기타 비금속광물 수입은 2010년 10억2000만달러에서 2021년 9억600만달러로 대량 수입을 유지하고 있었고,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은 수입량이 2015년 1600만달러에서 올해 7월 기준 14억7600만달러로 약 92배 늘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중국의 급성장을 고려할 때 향후 대중 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경쟁 우위를 유지할 특별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중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중 FTA 개정, 반도체 칩4 참여 등 대외적 대응과 함께 대내적으로도 규제 개혁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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