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역대 네번째 증안펀드 카드…전문가들 "이번엔 쉽지않다"
녹록잖은 대외여건…"글로벌 긴축기조·강달러 거스르기 어려워"
코로나 땐 효과? 막대한 유동성 등 타이밍이 좋기도
강달러에 외국인 나가는데…물량받이 될라
입력 : 2022-09-29 15:07:47 수정 : 2022-09-29 15:07:47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가 2200선마저 위태로워지며 정부가 꺼낸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의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월 취임 당시부터 증안펀드 등 정책 수단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두달도 더 지나 2200선이 깨져서야 증안펀드 카드를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증안펀드가 증시 폭락에 따른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와 달리 추세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이 팔고 나가는 매물의 물량받이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권 유관기관 및 출자기관들과 수차례 실무 협의를 가지며 증안펀드의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규모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 때 쓰지 못한 10조7600억원을 재설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간다면 역대급 규모의 증안 펀드가 증시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기금이다.
 
역대 증안펀드, 조성 후 대체로 폭락장 진정
증안펀드가 증시 구원투수로 등판한 건 역대 세번째다. 대체로 증안펀드 계획이 발표되거나 자금이 투입된 후 폭락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표=뉴스토마토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때 국내 증시는 1439.43까지 급락했으나 증안펀드 조성 발표가 나온 당일 8.6%, 다음날 5.9% 연이어 급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증안펀드 집행 첫날이던 11월21일, 코스피는 장중 6.8% 급등하며 1000선을 회복했고 이후 반등 추세를 이어갔다. 2003년 신용카드 대출부도 사태로 인한 폭락 땐 증안펀드 집행 후 한달 이내에 지수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다만 증안펀드의 효과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의 반등 시기가 증안펀드 발표 또는 집행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 이후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며 지수는 사상 최고치까지 반등할 수 있었다. 

"추세적 전환 요인은 아냐"…외국인 물량받이 우려도
역대급 조성 규모가 예상됨에도 금융투자업계의 이번 증안펀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최근 주식시장은 과거와 달리 긴축 기조가 강하고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져 대외 영향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는 단기적으로 낙폭을 좀 줄여주는 요인은 될 수 있어도 추세적인 전환 요인은 아니"라며 "우리 시장의 약세가 국내 요인보단 대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효과를 많이 기대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가 "증시를 반등시키겠다기보단 폭락으로 인한 추가적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며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융자가 급격히 터지는 사태를 방지하고 증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인 하락 기조를 거스르긴 어렵다는 것이다.
 
증안펀드가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의 물량받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강달러 기조가 심화되며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6개월 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9조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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