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과잉공급에 연말까지 해상 운임 줄하락
SCFI 22주 연속 하락…KCCI도 3주 내내 감소
재고 감소에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등 영향
연말 재고 소진 동향 중요…“연말연초 분수령”
입력 : 2022-11-22 15:46:10 수정 : 2022-11-22 15:46:1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해상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1년 사이 공급 과잉으로 뒤집히면서 국내외 운임지표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단기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1306.84를 기록해 120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SCFI는 지난 2019년 811에서 2020년 1265로 오른 뒤 2021년 3792로 폭등했다. 이후 2022년 1월 5110으로 정점을 찍고 소폭 반등한 뒤 22주 연속 하락했다.
 
항로별로는 미주 서안이 26주, 동안은 25주 연속 하락했다. 서안과 동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각각 1559 달러와 3877 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각각 73 달러와 346 달러 떨어졌다.
 
유럽 항로도 24주 연속 하락해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172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306 달러 하락했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형 컨테이너지수(KCCI)도 11월 7일~21일 2892에서 2429로 떨어졌다. 북미 서안이 1726, 동안이 4578로 전주보다 각각 125 달러와 466 달러 하락했다. 북유럽(2776)과 중남미 동안(3917)도 FEU 기준 낙폭이 707 달러에 달했다.
 
업계에선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유럽과 북미 지역 수입의 급격한 감소, 재고 증가와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연말까지 컨테이너 수요가 악화될 전망이다.
 
해진공은 공급조절 여파로 11월 계선(운항을 멈추고 정박 또는 계류) 비율이 연초 대비 약 3배인 4.8%를 기록해, 연말에는 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아시아발 북미향 컨테이너 화물은 149만 TEU로 전년 대비 18% 줄어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진공은 “지난 2년간 고운임을 견인했던 가구, 가전, 완구·운동기구 등 소매품 교역량 부진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유럽항로도 수요 약세가 이어져 낙폭이 커졌다. 유럽 내 산발적인 파업과 내륙 정체가 운항 일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지만 운임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동량 조절로도 컨테이너 수익 저하를 막지 못하자, 선사들은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 선사 ZIM은 다른 선사와의 슬롯 공유와 전기 자동차 운반 서비스 확장 등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최대 국적 원양사 HMM(011200)도 운임 하락 장기화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HMM은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2조60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4.5% 올랐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686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해운 운임 하락 장기화가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선박 공급 증가율이 8.1%로 물동량 증가율(2.5%)를 크게 웃돌고 북미와 유럽항 물동량 증가폭 둔화로 전체 컨테이너 해상 운임이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투자업계 전망도 밝지 않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 4분기 컨센서스(전망치)는 영업이익 1조4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6985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서양 주요국 엔데믹 전환 이후 서비스 부문으로 소비 이전, 금리 인상에 따른 구매력 감소, 대형 소매업체 재고 증가로 연말까지 물동량이 줄 것으로 보고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HMM은 단기 화물 신규 개발과 냉동·특수·내륙 화물 등 고채산 화물 증대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화물비 절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운 업계에선 국내외 해운사들의 고운임 특수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이상현상’으로 보고 최근 운임 하락을 정상화 국면으로 해석한다. 다만 SCFI가 1000을 넘기 어려웠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서구 쪽 재고가 얼마나 소진되느냐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재고를 많이 쌓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위축이 진행돼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 소진이 늦어지다 보니 신규 물동량 발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계속 재고가 소진돼 물동량이 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있어 연말연초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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