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파업·후판 산 넘어 산
하루 출하 차질 1000억원 넘어 전전긍긍
적자 벗어나려는 조선사와 후판 협상 계속
입력 : 2022-12-05 15:19:22 수정 : 2022-12-05 15:19:2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화물연대 파업과 후판가 협상 등 녹록지 않은 4분기를 보내고 있다.
 
5일 정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하루 출하 차질 규모는 1000억원이 넘는다. 파업 8일째인 이달 1일 기준 철강업계 전체 차질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었다.
 
현재 포스코가 하루 2만7000톤(t), 현대제철(004020)이 5만t 물량을 공장에 쌓고 있다. 동국제강(001230)도 하루 2만t 출하 규모를 조정하며 버티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간을 계속 마련하고 최대한 내부에 제품을 쌓으며 버티고 있다”며 “생산을 멈춰야 하는 수준까지 가게 될 수도 있으니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파업이 길어질수록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대기업 고객사는 여력이 있을 지 몰라도 중소기업 고객사가 입을 피해가 제일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다 보니 어떻게 될 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는 5일 경북 포항시의 한 도로 갓길에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강사는 업황 악화로 실적도 좋지 않다. 주요 업체들은 업황악화로 줄줄이 실적이 감소했다. 올해 3분기 POSCO홀딩스(005490) 영업이익은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48% 줄었다. 동국제강은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하락했고, 현대제철도 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9% 줄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 공장 침수로 4분기 복구비만 3000억원에 달한다.
 
철강업계는 세계 경기침체와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철강수요 감소 등으로 세계 철강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임시 격리로 생산·물류가 자주 중단되는 점도 11월 철강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신규 확진자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한동안 중국 철강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늦어도 11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 조선향 후판가 협상도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업계는 현재 1t당 약 120만원인 후판가를 5~10만원 내릴 수 있다고 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후판가를 100만원 이하로 정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주원료비를 뺀 값) 방어에 나서겠다고 했다. 조선업계도 한국조선해양(009540)을 제외하면 적자를 못 벗어나, 손해를 덜 보려는 양측의 대립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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