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의 '난타전'…고소·고발 판치는 변협회장 선거
김영훈 후보, 리멤버 운영 회사 '업무방해죄'로 고발
안병희 후보도 설문조사 의뢰자 고발
앞서 김 후보, '폭력시비' 관련 고소장 제출…안 후보도 맞고소
입력 : 2023-01-09 16:09:05 수정 : 2023-01-09 16:09:05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변호사들의 난타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후보자 사이의 고소·고발은 기본에 서로를 물고 할퀴는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로 번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들의 권리를 지키는 단체의 장을 뽑는다는 본연의 목표가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59·사법연수원 27기) 후보자 캠프 측은 명함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후보 측은 "리멤버는 변호사 직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협회장 선거 조사를 빌미로 불법적인 여론조작 및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며 "변호사 법정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는 와중에 사상 초유의 금품 살포, 여론조작 등 참혹한 선거 부정 개입이 리멤버 설문조사를 통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리멤버는 변호사 및 로펌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변협 선거 관련 설문조사를 벌여 논란이 됐다. 변협 회장 선거와 관련된 설문·여론조사는 본래 변협의 선거관리위원회만 실시할 수 있다.
 
김 후보는 리멤버의 설문조사가 경쟁 후보인 안병희(61·군법무관 7회)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로 이뤄졌다며 지난 6일 드라마앤컴퍼니를 서초경찰서에 업무방해로 고발했다.
 
안 후보 측은 당일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일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앤컴퍼니의 사실확인서를 공개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사람을 수사해달라며 서초경찰서에 고발장을 내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 캠프는 안 후보가 2020년 제51대 변협 회장 선거 당시 투표장에서 채증하던 후배 변호사 A씨의 손목을 꺾는 등 폭행했다며 A씨와 함께 안 후보자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 이에 안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A씨를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했다.
 
변협은 변호사들이 모여 변호사 권리를 지키는 단체다. 단체라고는 하지만 '변호사법' 등을 통해 법적 권한도 상당하다.
 
변협 회장은 변호사 등록 허가·취소, 법률사무소·법무법인 설립 인가, 변호사 징계·감독 등 권한 외에도 대법관,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권도 갖는다.
 
특히 차기 변협 회장은 임기 중 검찰총장과 공수처장이 임기를 마쳐 '캐스팅보터'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법관 14명 중 8명의 임기도 끝나 이들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52대 변협 회장 선거는 오는 13일 사전투표, 16일 본투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선거의 후보자는 총 3명이다. 기호 1번 김 후보, 기호 2번 안 후보, 그리고 기호 3번 박종흔(57·31기) 변호사(기호순)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 (사진=각 후보자 캠프 제공)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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