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구촌 성장률 '반토막' 난다…'경기침체 근접' 적신호
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1.7% 전망…고물가·전쟁 등 겹악재
팬데믹 위기·글로벌 금융 위기 이어 30년간 3번째 낮은 수준
선진국 성장 둔화→신흥·개도국 자금 조달·재정 여건 악화 예측
3년 만에 경기 침체 단계 재진입 경고…국제 공조 강화 제안
입력 : 2023-01-11 10:31:53 수정 : 2023-01-11 10:33:3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3% 성장이 예상됐던 '세계경제성장률'이 반토막에 가까운 전망치로 추락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 최근 30년간 3번째로 낮은 전망치입니다. 특히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이어 신흥·개도국들도 자금 조달·재정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침체 근접에 대한 적신호가 예상됩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10일(현지 시각)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통해 올해 세계경제전망을 1.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3.0% 전망에서 1.3%포인트 내린 수치로 반토막에 가깝습니다.
 
이번 하향 조정은 고물가, 주요국 통화긴축에 따른 고금리, 투자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중첩된 것에 기인합니다. 특히 2020년 팬데믹 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전망치입니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위기 이후 3년 만에 '경기 침체 단계'로 재진입할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방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제 공조 강화의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제언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통화 정책 긴축으로 선진국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파급 효과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자금 조달과 재정 여건의 악화로 이어진다고 진단합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10일(현지 시각)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통해 올해 세계경제전망을 1.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세계은행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보다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지난해 6월보다 세계 경제 전망치를 대폭 하향했습니다. 
 
우선 선진국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0.5%로 전망치를 내렸습니다. 이는 고물가, 재정과 통화 긴축 정책, 에너지 공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중반 이후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 등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 경색, 여기에 재정과 통화 긴축 정책이 겹치면서 지난해 1.9%보다 대폭 낮춘 0.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로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 예상을 넘는 통화 긴축 등을 고려해 지난해 3.3%에서 올해는 성장률을 0%로 잡았습니다. 
 
선진국의 성장 둔화 때문에 신흥국과 개도국은 외부 수요가 약화하고,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성장이 제약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감소세가 상쇄해 지난해와 같은 3.4%를 전망했습니다. 중국을 제외하면 2.7%로 전망치가 낮아집니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권역은 중국의 국경 봉쇄 완화 등으로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3.2%보다 성장한 4.3%를 전망했습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침체가 주로 반영되면서 지난해 0.2%보다 소폭 낮은 0.1%를 예측했습니다. 
 
중남미는 전년 3.6%보다 낮은 1.3%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수출 수요 감소,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인한 자본 유출 위험이 작용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석유 생산 감축으로 석유 수출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일부 국가의 사회적·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지난해 5.7%에서 올해 3.5%로 대폭 낮췄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글로벌 금리 상승, 주요 교역 상대국의 성장 둔화 등의 악영향이 지속하는 남아시아는 지난해 6.1%보다 낮은 5.5%를 예상했습니다.
 
사하라 이남 지역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으로 인한 국내 수요 감소가 지속할 것이란 예상에도 장기적으로 평균 이하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3.6%으로 지난해 3.4%보다 높게 잡았습니다.
 
세계은행은 추가 긴축, 신흥국과 개도국의 금융 취약성, 중국의 성장 둔화 지정학적 갈등, 기후 재해 등 하방 리스크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의 확산과 불황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침체 위험 회피와 채무 부실화 방지에 중점을 두고, 통화 정책 협의, 취약계층 지원, 개도국 부채 관리, 기후 변화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은행 측은 "추가적인 부정적인 충격은 세계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작은 국가는 외부 무역과 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 높은 부채, 자연 재해에 대한 취약성 때문에 이러한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농업과 연료 보조금과 같은 기존 지출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포함해 성장과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정책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은행은 현지 시각으로 10일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가 1.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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