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경쟁에 뛰어드는 젊은 총수들
정의선 지분투자한 사족보행로봇에 김동관 관심 드러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올해 첫 지분투자는 로봇회사
절친 김동관-정기선, 로봇사업도 선의의 경쟁
입력 : 2023-01-11 14:00:09 수정 : 2023-01-11 15:37:47
 
지난 10일 오후 3시경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 관계자들이 자사 사족보행 로봇을 가지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젊은 총수들의 신사업 경쟁에 재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핵심 테마는 로봇입니다. 최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미국 방위산업 분야에 로봇을 공급하는 고스트로보틱스에 관심을 보이는 게 새로운 관전포인트입니다. 이 회사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지분투자하며 인수했던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라이벌 관계라 주목됩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이 유망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굳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요즘 총수들의 관심이 뜨거운 시장은 단연 로봇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주도한 김동관 부회장은 본업인 조선 외에도 방산업과 시너지를 노립니다. 그 연장선에 로봇도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뉴시스
 
김동관, 사족보행로봇 관심…방산 시너지 유망
 
한화로템이 협동로봇을 만들어 인력이 부족한 조선업에 투입하는 사업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화디펜스와 한화방산을 흡수합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를 넘어 방산업 시너지를 노립니다. 특히 한화디펜스는 폭발물탐지제거로봇 개발을 해왔는데요. 이번에 김동관 부회장이 단독 시연을 요청한 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도 관련 분야에서 응용 가능합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국방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미군에 로봇을 납품하는 등 공공수주 분야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한화가 이 회사와 제휴하면 해외 방산시장 진출에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이 회사 지렌 피리그 대표가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법인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를 설립했습니다. 한국법인은 국내 생산은 물론 한국기업과의 기술제휴, 공동 수출 전략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 회사와 기술 로열티 협상을 벌이다 지난해말 특허침해 문제로 고소하는 등 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특허침해 건 기술에 대해 자체 개발한 고유특허라는 입장입니다. 분쟁을 뒤로 하고 한국 내 사업을 확장하는 이 회사에 한화가 사업제휴나 지분투자 등을 통해 힘을 실어줄 경우 현대차그룹과는 필연적인 라이벌구도가 형성됩니다.
 
삼성전자 지분투자에 달아오른 로봇시장 열기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8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30%, 20%, 10%씩 지분투자했고 정의선 회장도 직접 2400억원 사재로 20%를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그간 로봇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관련 지분 투자를 개시하면서 시장이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이족보행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589억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삼성전자를 주주로 받아들인다고 지난 3일 공시했습니다. 이 회사는 연내 사족보행 로봇도 선보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고스트로보틱스 선발업체를 추격할 예정입니다. 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가 열린 현지에서 연내 헬스케어 보조 용도의 로봇 출시계획도 밝혔습니다. 삼성은 돌봄 로봇, 지능형 로봇, 주행보조 로봇 등 시제품을 선보여왔지만 상용화에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 STX중공업 인수전에서 선의의 경쟁구도가 부각된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절친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로봇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HD현대그룹의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협동로봇을 만들었습니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조선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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