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메탄올 추진선 수주전 치열…한국도 발주 본격화
국제해운 탈탄소화 급물살…탄소배출 감축목표 두배 상향
해수부, 2030년까지 정기선대 일부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
HMM, 1조4128억원 규모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 발주
입력 : 2023-02-15 17:11:15 수정 : 2023-02-15 17:11:1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글로벌 탈탄소화 속도가 한층 빨라지면서 해운업계의 친환경 선박 수주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주요 국제 해운업체가 메탄올 추진선 발주를 늘리는 등 대세 친환경 연료로 메탄올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국내 해운사도 메탄올 추진선 발주 신호탄을 울렸습니다. 메탄올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수렴되는 분위기입니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7월 205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할 전망입니다. 국제 해운 탈탄소 속도를 두 배로 올리겠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인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은 수출에서 해상 물동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해상 무탄소 운송에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해양수산부(해수부)가 전날 발표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에 따르면 그동안 IMO의 온실가스 규제에도 국제해운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제해운 탄소 배출량은 지난 2012년 전 세계 배출량의 2.76%를 차지했지만, 2018년에는 2.89%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에 해수부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미주 정기선대 중 일부를 친환경 선대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IMO 등 국제규제 대상인 5000톤(t) 이상 외항선 867척이 친환경연료 선박(노후선 대체 건조)으로 전환됩니다. 특히 2030년까지 유럽·미주 정기선대 60%를 우선 전환하는 등 총 118척의 친환경 전환이 추진됩니다. 신조선의 경우는 2030년까지 메탄올과 LNG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선박으로 전환됩니다.
 
HMM, 국내 해운사 중 첫 메탄올 추진선 발주
 
정부 발표와 동시에 국내 해운업계에서도 메탄올 추진선 발주를 시작했습니다. HMM(011200)은 전날 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신조 계약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총 9척입니다. HMM이 지난해 7월 친환경 선대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이번 계약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9척 중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나머지 2척은 HJ중공업(097230)에서 건조합니다. 금액은 총 1조4128억원 규모입니다. 이 선박들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돼 남미와 인도노선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또 향후 일부 선박은 미주항로에 투입될 방침입니다. 탈탄소항로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한-미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s) 동참을 위해서입니다.
 
김경배 HMM 사장은 "지속적인 친환경선 확보로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해운사, 메탄올 추진선 발주량 늘려
 
앞서 메탄올 추진선 발주량 증가는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먼저 주도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2021년 현대중공업에 1만6000TEU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의 건조와 오는 2025년 4척 추가 옵션으로 계약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조선해양(009540)과 1만7000TEU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습니다. 머스크가 현재까지 국내 조선업계와 건조 계약한 메탄올 추진선은 총 19척입니다.
 
머스크는 컨테이너선에 가장 적합한 저탄소 연료를 그린 메탄올로 여기고 있습니다. 기후기술 스타트업 C1에 투자하는 등 메탄올 대량생산도 준비 중입니다.
 
미국 곡물회사 카길(Cargill)도 일본 츠네이시(Tsuneishi) 조선소에 메탄올 추진 벌크선 2척 발주를 위해 미쯔이 물산(Mitsui & Co)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이 선박들은 오는 2026년 1분기 내 인도될 예정입니다.
 
메탄올은 기존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황산화물(SOx)은 사실상 배출이 없으며 질소산화물(NOx)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도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컨테이너선 건조계약 및 친환경선박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오른쪽부터)유상철 HJ중공업 대표, 김경배 HMM 사장,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박승용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가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MM)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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