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1분기 '반도체 적자' 가시화, 해법은
경기 불황 및 수요 침체로 반도체 적자폭 눈덩이
"메모리1·2위 업체 재고 너무 많아"…감산 여부가 관건
입력 : 2023-03-20 15:29:02 수정 : 2023-03-20 17:18:17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수조원대 적자를 낼 것이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해법이 중요해졌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가 감산 여부가 해법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반도체 재고 여파로 당분간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DS 부문 14년만 최저치…SK하이닉스 적자폭 4조원 관측
 
20일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치(컨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071억원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원 보다 86.5%나 급감 수준인데요. 분기 영업이익으로 보면 2009년 1분기 5930억원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여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봐도 삼성전자 DS부문의 1분기 적자 전환이 유력합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1분기에 4조471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점쳤습니다. BNK투자증권이 예상한 올해 1분기 삼성 반도체의 영업손실은 3조4580억원입니다.
 
무엇보다 1분기 메모리 반도체는 D램, 낸드 출하부진과 가격하락이 맞물려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중심에 있는 DS는 D램과 낸드 재고가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비트 출하량도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파운드리·LSI(고밀도집적회로)도 고객사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적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에프앤가이드의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전망 규모는 3조1052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조 8984억원 대비 63.3%(1조2068억원) 급증한 수치입니다. 
 
적자 폭이 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KB증권은 4조원, 대신증권은 4조2000억원, 미래에셋증권 4조3000억원 등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전체 매출이 메모리에 국한돼 있어 업황 악화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서버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 정책 지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구매 수요부진 여파로 D램, 낸드 출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해 상반기 적자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과 실적은 바닥을 지나고 있지만 그 바닥의 깊이가 예상보다 더 깊어지고 있어 올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1·2위 업체들의 출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메모리 현물가격이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재고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SK하이닉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없다지만…"설비투자 탄력 운영" 자연 감산 인정
 
이에 따라 감산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업계에선 반도체 실적 부진이 길어지는 반면 반등은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등 시점을 당기려면 인위적인 수요 조절이 필수적이라는 뜻이지요.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지만, 자연·기술적 감산은 닫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연적 감산은 생산 라인 최적화와 공정 전환 등으로 자연스럽게 출하량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제품 라인업 효율화, 라인 설비 호환성 강화 등 투자 효율 제고와 체질 개선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첨단공정 전환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50% 이상 감축하고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감산에 따른 영향은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2023년 2분기부터 나타날 '수요 회복 및 공급 축소→재고 감소 전환→가격 하락세 안정화→구매 심리 자극→수요 추가 개선'이라는 개선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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