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 김만배 첫 재판 …증거인멸 '보석' 공방
김만배 "증거인멸 우려없다"…검찰 "수감 증 측근 회유"
이한성·최우향 재판과 병합해 심리…검찰, 공범 추가기소 예고
입력 : 2023-04-05 17:17:55 수정 : 2023-04-05 17:40:55
 
 
[뉴스토마토 김하늬·김수민·윤민영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김만배씨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데 구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보석을 주장했고, 검찰은 김씨가 증거를 다양하게 인멸했다고 맞섰습니다. 
 
검찰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이사인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씨 등을 추가 기소하겠다고 예고하며 은닉자금 몰수를 위한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펄럭이는 검찰기.(사진=뉴시스)
 
범죄수익은닉 혐의 추가 구속기소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은 5일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만배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김만배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로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대장동 개발로 얻은 범죄수익 390억원을 수표나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해 은닉한 혐의를 받습니다.
 
또 2021년 9월 인테리어 업자인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치고 불태우도록 하게 한 증거인멸교사 혐의, 작년 12월 동창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대여금고·직원 차량 등에 숨기게 한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농지법 위반 혐의도 있습니다. 2021년 7~10월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에 대비해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농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 받은 겁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11월 대장동 개발 이익과 관련해 배임으로 처음 구속 기소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구속기간이 만료돼 구속된 지 1년여 만인 작년 11월 석방됐지만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지난 2월 석달 여만에 다시 구속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재판서 보석 호소…검찰 "다양한 방법으로 증거없애"
 
김씨는 지난달 31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김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구속영장에 기재한 증거인멸 우려의 사유는 대장동 배임이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관련된 것이지만 이 사건은 범죄수익은닉과 증거인멸교사에 한정된다"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 배임이나 이해충돌방지법을 심리하는 재판부에서 구속 여부를 고민해야 하고 이 재판부에서 붙잡아두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 뿐만 아니라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김만배는 인테리어 공사업자를 통해서 중요 증거인 휴대전화를 불태우라고 교사했다"며 "핵심 참고인인 유동규에게 1억원을 주겠다며 허위 진술 회유를 하는 등 물적·인적 증거를 다양하게 인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형사처벌 문제까지 인식해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에게 선 이자를 공제해 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며 " 이성문 대표를 통해 작년 7월20일 증인으로 출석한 곽병채 씨(곽 전 의원 아들)의 증언 연습도 시켰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김씨는 영장심사 과정에서 변호인 압수수색 결과 나온 노트 등 증거가 자신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 인정하면서도 의사 전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인멸의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김 씨의 보석 청구에 대해 심문을 진행한 재판부는 조만간 보석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 이한성·최우향 재판과 병합해 심리
 
재판부는 김만배씨를 도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이한성 공동대표와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최우향 씨의 사건을 김씨 사건과 합쳐 함께 재판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김씨와 공모해 범죄수익 환수조치에 대비하여 화천대유 등 계좌에 입금된 범죄수익을 수표로 인출한 뒤 숨긴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씨는 발언권을 얻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물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한성, 최우향 피고인이 회사의 경영과 운영을 위해 한 행위는 저의 직간접 책임과 지휘 아래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저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한성씨와 최유향씨 등을 추가 기소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김만배씨의 2월 구속영장 발부 이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어 보석 이유가 없다면서 "공범이 몇명 더 있다"며 공범 추가기소를 예고했습니다. 
 
김하늬·김수민·윤민영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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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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