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누님 어디에" 디아블로4 외모 불만?
'여성 캐릭터에 정치적 올바름 의도적 적용' 해석
"블리자드 게임은 원래 캐릭터 외모 영향 적어" 반박도
입력 : 2023-04-22 06:00:00 수정 : 2023-04-22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여성 캐릭터 외모는 정치적 올바름의 잣대인가. 작품성을 좌우하는가.' 블리자드가 오는 6월6일 출시하는 '디아블로4' 여성 캐릭터 외모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과 연관지은 불만이 일각에서 여전히 나옵니다.
 
블리자드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로 직업별 소개 영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 원소술사 캐릭터 소개 영상에는 "축구 X 잘 하게 생겼네" "2019년 신작 발표 때 나온 예쁜 원소술사 누님은 대체 어디?" "다들 PC에 절었구나" 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남캐(남성 캐릭터)를 하라는 역PC의 선두주자 블리자드의 큰 그림을 모르겠어요?"라는 비아냥도 있습니다.
 
디아블로4 원소술사 소개 영상. (사진=블리자드 디아블로 유튜브 채널)
 
앞서 블리자드는 PC에 치중한다는 해석과 불만을 들어왔습니다. 2012년작 '디아블로3'에서 대천사 지위를 포기한 티리엘이 인간으로 변한 모습이 흑인 남성인 점이 일각에서 불만을 샀습니다. 물론 흑인 아니어야 하는 이유는 뭐냐는 반론도 나왔지요.
 
지난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캐릭터의 남녀 구분을 없애는 대신 신체 유형 선택 도입으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여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정치적 올바름과 관련 깊은 주제 중 하나입니다. 드라마와 영화처럼, 여성 게임 캐릭터 외모의 생산·소비 경향도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넥슨이 2016년 내놓은 '서든어택2'는 캐릭터 선정성 논란에 휩싸여 출시 한 달도 안 돼 서비스가 끝났습니다. 해외에선 1990년대 '툼 레이더' 시리즈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의 비현실적 몸매가 2010년대 리부트로 달라졌습니다.
 
서든어택2는 전투보다 여성의 몸에 집중한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회사가 받아들였고, 툼 레이더 리부트는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1899년 미국이 배경인 '레드 데드 리뎀션2'는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는 사회 운동가가 등장하는데, 시대 고증과 이야기 개연성을 살린 사례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디아블로4 외모 불만은, 제작진이 전형적인 미인상을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이미지 소비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디아블로4는 게이머가 캐릭터 외모를 직접 만들 수 있지만, 주어진 얼굴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디아블로4 캐릭터 외모를 정치적 올바름 측면에서 봐야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작품 배경인 성역이 거친 전장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게임이 출시되면 서둘러 이야기를 진행하느라 캐릭터 외모를 의식할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디아블로4 로고. (사진=블리자드)
 
이윤 창출이 우선인 회사가 굳이 전형적 미인을 내걸지 않는 건, 작품성에 자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 캐릭터 외모가 게임성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 블리자드 게임에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캐릭터 외모는 작품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제작사가 게이머를 계도하려는 수단으로 캐릭터 외모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회사는 돈 되는 일을 하지, 돈 안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정치적 올바름도 중요하지만 이걸 억지로 적용하려는 게임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과거 중국 게임 가운데 왕이 여러 후궁을 거느리는 내용으로 노골적인 광고를 한 적이 있는데, 정치적 올바름은 이런 천박한 행위에 적용해야 한다"며 "블리자드 같은 곳에서 만드는 작품은 캐릭터 미모 보다는 빨리 만악의 근원을 잡으러 가야 하는 박진감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리자드는 다음달 13일 오전 4시부터 15일 오전 4시까지 '서버 슬램'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지난 3월 베타 때의 게이머 의견을 반영한 내용으로 준비한 서버 인프라 테스트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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