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은 디스플레이, 도약 위해 남은 과제들
정부·민간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 로드맵…업계 "민관 협력하면 1위 탈환 가능"
중국 추격세 제압·OLED경쟁력 제고·인재양성 등 과제 산적
입력 : 2023-05-22 06:00:00 수정 : 2023-05-22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가 2027년까지 65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 도약을 위한 과제가 주목됩니다. 중국이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시장에서도 맹추격을 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국들과의 초격차를 통한 시장 경쟁력 굳히기가 우선 과제입니다. '저무는 해'로 표현되는 LCD 사업을 빠르게 철수시키고 OLED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숙제가 됐습니다. 디스플레이 전략사업의 인재양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로 꼽힙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2027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8일 이창양 장관 주재로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과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을 내놓았는데요. 정부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고, 특화단지 조성과 규제 해소 등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8인치 360도 폴더블 OLED.(사진=연합뉴스)
 
업계 "정부 지원, 차세대 경쟁력 확보 단초 마련" 환영
 
업계는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디스플레이 강국 지위를 공고히 해나가려면 해결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으로 차세대 기술력 경쟁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급도와 인력 양성 등 산업 혁신 전략이 잘 추진된다면 세계 1위 탈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2004년 일본을 제치고 17년 동안 디스플레이 점유율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해왔습니다. 하지만 LCD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추격 속에 지난 2021년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습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세를 제압해야 한다는 과제가 중요해졌습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 81.3%, 중국 17.9%였습니다. 다만 모바일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이 8년 만에 20%대 점유율을 달성하며 매섭게 추격 중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OLED기술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 제고도 시급…고급 인재양성도 과제
 
LCD 철수를 앞당기고 OLED 기술력 및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7.3%에서 지난해 34.3%로 커졌는데요. 디스플레이 업계의 선방의 배경에는 OLED로의 신속한 사업 개편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OLED 등 고부가가치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사업에서 손을 떼는 이유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 탓이 컸는데요. 일례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최근 중국이 중소형 OLED 산업에 뛰어든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은 중소형 OLED 시장에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OLED 시장에서 중국이 47%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OLED 기술력을 강화는 물론 가격 경쟁력을 제고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소형 OLED는 한중 기업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대형 OLED는 LCD 대비 높은 가격 으로 시장 확대가 제약되고 있어 OLED의 가격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OLED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정·장비·소재 개발, 소재 사용 효율화 기술 개발 노력 등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전략 산업의 장기 과제로 인재양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 민관은 향후 10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할 우수 인력 9000명을 양성키로 했는데요. 패널 기업은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통해 수요에 맞는 인력을 적기에 육성하고, 정부는 특성화 대학원 개설로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고 학부 전공 신설도 추진키로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산업 구조가 반도체에 편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혁신 기술을 개발하려면 선제적인 고급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임유진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