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는 석유화학 업계, 돌파구 마련 고심
'증설' 및 '신사업' 추진으로 활로 모색중
코오롱인더 240억원 투자로 생산시설 증설…LG화학 '친환경·전지· 신약' 사업 다각화
입력 : 2023-05-22 16:20:08 수정 : 2023-05-22 16:31:33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석유화학 업계가 '증설'과 '신사업' 추진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입니다. 유가하락 등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었는데요.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에 공급 과잉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업체들이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시대와 수소 사회 전환과 맞물려 사양화될 수 있는 석유 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신사업 매출 비중을 늘리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석유화학업계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에쓰오일(S-OIL)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15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3% 줄어들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30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여수공장 석유수지 공정동.(사진=연합뉴스)
 
"다각화된 성장 포트폴리오 중요"…탄소중립 기조도 신사업 모색 이유
 
최근 환경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석유화학 업계 불황의 배경으로 꼽히는데요. 최고운 한국 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 업황은 작년 4분기 바닥을 지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부담 탓에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며 "단기적인 이익 부침보다는 다각화된 성장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업계에 '넷제로'(Net Zero)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신사업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이에 석유화학 업계들은 크게 '증설'과 '신사업' 추진이라는 두가지 축으로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약 24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공장에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PMR) 생산시설을 증설한다고 밝혔습니다. 증설로 현재 연산 1.1만t(톤)인 PMR 생산능력은 2.1만톤(t) 규모로 늘어나게 됩니다. 스페셜티(고기능성) 석유수지 시장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한다는 전략인데요. PMR은 열 안정성과 점·접착성을 높인 석유수지로 고성능 타이어, 전기 케이블, 위생재 등에 특수 첨가제로 쓰입니다. 박준효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5본부장은 "국내 1위 석유수지 업체로서 스페셜티 사업을 본격 확장해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수익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했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석유화학 비중 점차 줄이고, 안정 수익 구조 마련해야"
 
현재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신사업 육성입니다. 높은 석유화학부문 비중을 점차 줄여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하는게 과제로 떠올랐는데요. LG화학의 경우 석유화학 중심에서 벗어나 친환경, 전지, 신약 분야를 키워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입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열린 '코리아&글로벌 전기차·2차전지 콘퍼런스'기조연설에서 "지난해 4조7000억원 수준이던 전지소재 매출을 2030년 30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며 "LG화학의 중심축이 3대 신성장 비즈니스로 이동하는 근본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3대 신성장동력으로 기업의 무게 추를 옮기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친환경 소재의 경우 재활용, 생분해·바이오, 재생에너지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9000억원인 매출을 2030년 8조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의 경우 2028년 1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계·화학적 재활용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릴 계획입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며 "LG화학의 경우 경쟁사와는 달리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의 매력이 보다 부각될 전망"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석유화학 업체들은 기존 석유·정유 사업 만으로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신사업 육성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관련 사업의 성장이 앞으로 기업의 명운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석유화학 부문 비중을 점차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는게 업계의 고민"이라며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탄소 감축 경쟁력 강화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하는게 주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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