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맹점주의 눈물④)낮은 만족도…bhc 과반 “재계약 안 한다”
'빅 3' 업체라 선택했지만…'매우 불만족'
너무 심한 갑질, 적은 마진으로 고생만 해
bhc·BBQ, 가맹점 계약해지 및 종료 건수 급증
입력 : 2023-07-06 06:00:00 수정 : 2023-07-06 17:52:16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BBQ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중 가치 25위로서 한국의 치킨브랜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박현종 bhc 그룹 회장. 사진=bhc
 
BBQ를 포함해 치킨 '빅 3' 업체는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치킨 브랜드 개수는 683개(2022년 기준)입니다. bhc, BBQ, 교촌 등 가맹점수만 수천여개에 달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인터넷 검색을 해도 잘 나오지 않는 점포까지 고유의 브랜드를 걸고 영업합니다.
 
수많은 치킨 브랜드 가운데 예비 가맹점주들은 지인의 추천보다 '빅 3'(bhc·교촌·BBQ)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빅 3' 업체라 선택했지만…운영할수록 불만 커져 
 
6일 뉴스토마토가 bhc·교촌·BBQ 가맹점주(각 50명·총 150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치킨 3사 가맹점주의 절반 이상은 해당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치킨 업계 빅3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BBQ의 경우 '주변지인의 추천'(10명)보다 '치킨 업계 빅3 업체이기 때문'(33명)이라는 응답이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제작=뉴스토마토)
 
하지만 처음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현재 가맹본부에 대한 만족도는 3사 모두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bhc의 경우 가맹본부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매우 불만족'이라는 응답이 60%(30명)에 달해 '대체로 만족'(12%)의 5배에 달했습니다. '매우 만족'한다는 점주는 50명 중 한 명도 없었습니다.
 
교촌은 같은 질문에 '매우 불만족'(26%, 13명)과 '대체로 불만족'(34%, 17명)이라고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50명)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BBQ도 '매우 불만족'(26%, 13명)과 '대체로 불만족'(38%, 19명)이라는 부정적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었습니다. 
 
bhc 점주 54%, "계약 연장 안한다"
 
이러한 가맹본부에 대한 불만은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한 답변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현재 가맹본부와의 계약 연장 의사에 대해 교촌과 bbq는 과반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연장하는 이유에 대해선 대부분 생계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부정적 답변 비율이 가장 높았던 bhc 가맹점주 과반 이상은 '가맹본부와 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54%, 27명)고 답했습니다. 
 
bhc 가맹점주 중 가맹본부와 계약 연장 의사 없다는 답변을 한 사람들은 주로 '본사의 갑질'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bhc A점주는 "본사 갑질이 너무 심하고 가게 휴무일 통제와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답했고, B점주는 "너무 심한 갑질, 적은 마진으로 고생만함" 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어 C점주는 "본사가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지속할 의사 없음"이라고 했고, D점주는 "분명 내돈 내고 가맹점 차렸는데 돌아보면 본사의 직원, 아니 노예에 가까움"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BBQ 점주들은 44%(22명)가 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계약연장 의사가 없다고 답한 BBQ E점주는 "남는 것도 없고 너무 가맹점을 많이 내줘서 메리트가 없음"이라고 답했고, F점주는 "마진이 없고, 본사 좋은일만 시키는 기분, 노동력에 비해 이익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계약연장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경우에도 해당 브랜드 가맹본부나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가 아닌 '대안이 없다'는 응답이 다수 나왔습니다. 
 
'계약 연장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84%(42명)으로 치킨 3사 중 가장 높았던 교촌치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계약연장 의사가 있다'고 답한 교촌치킨 G점주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움"이라고 답했고, H점주는 "가맹점 계약 해지시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움"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윤홍근 BBQ 회장. 사진=뉴시스
 
bhc·BBQ, '계약종료' 해마다 증가세…"갱신기대권 무시하는 것" 
 
교촌치킨과 BBQ·bhc 점주들의 계약연장 의사가 확연히 차이나는 이유는 본사의 계약해지·종료, 명의변경 건수와도 연관돼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계약종료된 가맹점이 전혀 없습니다. 계약해지 건수도 2019년 2건, 2020년 1건으로 총 3건에 불과합니다. 가맹점주가 가맹기간이 10년이 넘은경우 대부분 갱신이 됐다는 뜻입니다. 
 
반면 bhc와 BBQ는 가맹점 계약해지와 계약종료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bhc의 가맹점 계약종료 건수는 △2019년 16건 △2020년 48건 △2021년 216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해마다 3~4배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같은 기간 BBQ의 계약종료 건수는 90건에서 186건으로 두배 늘었습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계약해지로 인한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신규 개점을 늘리는 것"이라면서 "가맹점주 입장에선 '갱신기대권'이 있는 건데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해지와 똑같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가맹본부의 임의적인 계약 갱신 거절에 대한 개정안들이 발의된 상태"라면서 "점주들이 10년이 지나도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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