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정체에 삼성·퀄컴, 차량용 반도체 강화
스마트폰 출하량 10년 내 최저…모빌리티로 눈 돌려
퀄컴, 독일 완성차 업체 벤츠·BMW와 칩 공급 합의
삼성, 모터쇼 'IAA' 첫 참가…차량용 칩 기술력 뽐내
입력 : 2023-09-11 06:00:00 수정 : 2023-09-11 0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미국 퀄컴 등 주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가 지속되자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AP 강자인 퀄컴은 최근 독일 자동차 업체 2곳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칩 공급에 합의하는 등 자동차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BMW에는 차량 내부의 음성 명령을 지원하는 칩을, 메르세데스-벤츠에는 E클래스 모델(2024년 출시)의 멀티미디어, 인공지능(AI) 기능을 돕는 칩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인 '스냅드래곤'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은 28%의 점유율로 1위 미디어텍(32%)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AP 사업은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장기하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4700만대로 지난해보다 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2014년(13억1800만대)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 흘러가는 모바일 AP 물량도 감소했습니다.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칩셋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었습니다. 업황 불황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규 AP 구매보다 재고 소진을 우선한 결과입니다.
 
사진=퀄컴
 
반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세계 자동차 칩 시장 규모가 지난해 670억달러(약 89조원)에서 2028년 1290억달러(172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의 자동차 기능 고도화로 고성능 칩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길어진 데다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이 자체 칩 생산에 나선 것도 퀄컴의 모리빌티 시장 공략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퀄컴은 지난 2010년대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스웨덴 비오니아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어라이벌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차량용 통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통해 자율주행, 콕핏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칩을 자동차 시장에 제공 중입니다.특히 대다수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콕핏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분야에서 퀄컴은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해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다비이스솔루션(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차량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용 '아이소셀 오토'가 대표 칩셋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5~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 참가, 자사 차량용 반도체 기술력을 알리며 글로벌 전장 고객사들과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시스템LSI부문은 이번 전시에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과 차량용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오토 1H1'을 공개했습니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프리미엄 IVI에 최적화한 칩으로 차량 내 여러 화면에서도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을 부드럽게 구동합니다. 차량 전방용 아이소셀 오토 1H1는 360도 시야를 확보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 확보에 도움을 줍니다.
 
지난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처음 진출한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 인수 후 해당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이어 2019년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메인은 파운드리 사업이지만 칩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0%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또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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