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더십 추락…개딸은 '수박' 색출 돌입
"통합 운영 기구 설치하자'는 이재명 회심의 카드 안 통해
"이제는 항쟁이다" 개딸 등 강력 반발…내부 분열 심화할 듯
입력 : 2023-09-21 18:00:00 수정 : 2023-09-21 19:39:11
21일 오전 박광온(왼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최수빈 기자] 21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읍소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번 결과에 친명(친이재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 등 당은 일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을 전망입니다. 
 
이재명 연이은 읍소 '역풍' 맞았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외쳤던 친명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 수사임이 분명하므로 이 대표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의 이탈표가 대거 나오며 친명 대 비명계 간 대립 구조가 다시 짙게 짜였습니다. 
 
특히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박광온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통합적 당 운영과 관련 도움이 되는 기구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겠다"고 밝히고 전날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사실상 부결을 요청한 것도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당의 선택은 가결이었습니다. 이 대표의 읍소는 '개인의 사법리스크에 치중할 게 아니라 야당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비명계 의원들의 절박한 생각 앞에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설명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수박' 색출 작업에 나섰습니다. 수박은 강성성향의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은 "수박들아, 이제 요단강을 건넜다", "수박들을 쫓아내야 한다", "이제는 복수의 시간", "수박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등의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비명계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단체행동 돌입한 개딸민주당 '최대 위기'
 
이미 이 대표 지지자들은 체포동의안 표결 전부터 국회에 나와 "이 대표를 지켜라"고 단체 행동을 벌였습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비롯해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쳤습니다. 이와 함께 '가결 투표하는 국회의원, 꿈에서도 공천탈락', '이재명 체포안 부결하지 않는 자는 배신자'라는 문구를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가결 후에는 "이제는 항쟁"이라며 비명계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탄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지난 2월 이 대표의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나온 뒤 벌어졌던 후폭풍과 비슷합니다. 당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민주당 내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 대표는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개딸 등 친명 성향의 강성당원들은 "반동분자를 찾아야 한다", "수박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거세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진위가 불분명한 '표결 찬성 리스트'를 공유하고 이들에 대한 문자폭탄 공격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공격 대상이 된 비명계는 표결 결과를 가벼이 보지 말라고 맞섰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결됐어도 내부가 분열됐을 텐데 가결됐으니 더 심화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가결로 개딸들의 맹공격이 시작되면 분열을 넘어 친명계의 반명(반이재명)계를 향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개딸들이 공격을 할수록 친명계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개딸 등의 공격을 바라보는 중도층의 거부감과 반발심이 커질 수 있다"며 "결국 민주당은 큰 위기에 빠져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광연·최수빈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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