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가 K조선에 기회? "中, 이미 한국 추월"
'글로벌 협력을 통한 탈탄소 연관산업 경쟁력 강화' 국회 토론회
日·유럽도 경쟁 치열…"선박 조세리스 제도 도입 고려해야"
입력 : 2023-10-11 15:37:03 수정 : 2023-10-11 23:16:4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제해사기구(이하 IMO)가 해상 탈탄소 정책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사실상 세계 1위인 한국을 추월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국가 주도의 대응과 대외 협력을 무기로 한 중국 사례를 참고해 한국도 금융 지원을 비롯한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국회 글로벌혁신연구포럼과 대한조선학회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글로벌 협력을 통한 탈탄소 경관사업 경쟁력 강화 정책 토론회'에서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양 수석연구원이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LNG 연료 추진선 및 메탄올 연료 추진선 수주 점유율'에 따르면 LNG 연료 추진선 점유율은 중국이 지난해 말 이미 한국을 추월했으며, 메탄올 연료 추진선은 한중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지만 관련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지난해에 중국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갔다는 겁니다. 양 수석연구원은 "탈탄소화가 한국 조선업계에 중국과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잘못됐다는 걸 증명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 주도로 해사산업 분야 연구개발 및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중국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양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지난 2013년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뜻하는 '일대일로' 정책 발표 이후 전세계 선박 중 신조선에 가장 많이 투자해 현재 2위로 올라섰다"며 "전문화된 연구기관에 역할을 부여한 뒤 국가가 통합해 운영,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정책적 선택지를 많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규모 청정연료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중국은 재생에너지 투자가 세계 1위로, 청정 연료를 가장 많이 생산할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선사 입장에서는 연료를 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요. 양 수석연구원은 "유럽에서 환경 관련 규제가 강해질수록 유럽으로 드나드는 선박이 유럽과 중국밖에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LNG 및 메탄올 추진선 수주 점유율 추이.(자료=수출입은행)
 
탈탄소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건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유럽, 남유럽 등 지역 국가 간 협력 기금을 비롯해 비영리 조직, 공공기관 등이 자발적으로 모인 포럼에서 해상탄소 중립 프로젝트를 구성해 연구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지난 2021년 해사산업강화법을 제정한 이후 친환경 선박 건조 시 해운사, 조선사에 장기 저리 융자,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양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인 해운업계의 역량이 조선업계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탈탄소를 기회로 보고 정부가 주도해 산학연을 총괄 지휘하는 일본도 무서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햇습니다. 
 
중국이 해운강국으로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선박 투자가 하이 리스크지만 민간에서 볼 때 로 리턴이다보니 한국의 경우 공적 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프랑스, 영국, 독일이 실시하고 있는 선박 조세리스 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선박 조세 리스 제도는 리스 기간 초기에 선박에 대한 고속 감가상각을 통해 대규모 감가상각비를 발생시켜 세제혜택을 받고 그 세제혜택의 상당 부분을 선사에 이전시켜 선사의 선박 구매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선박 리스금융 기법의 하나인데요. 고 본부장은 "1000억원 규모 선박에 투자한다 가정하면 재정은 50억원 정도 소요되지만 법인세 절감 효과로 부가가치가 410억원 발생하고 690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역 고용 창출 및 소득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협력을 통한 탈탄소 연관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 (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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