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은 '김건희'
설 밥상머리 의제 1순위는 '김건희 리스크'
여, 신년 대담·관훈토론회 통해 여론전 사활
입력 : 2024-02-07 17:16:19 수정 : 2024-02-07 18:37:3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제22대 총선 '민심 분수령'인 설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설 민심은 세대와 지역 등이 한곳으로 모이는 용광로 역할로, 역대 총선 또는 대선에서 민심의 분기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올해 설 밥상머리 의제 1순위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될 전망인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각각 신년 대담과 관훈토론회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밥상 민심'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김건희 특검(특별검사)'까지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김건희 의혹'에 "몰카 공작 맞지만 국민 걱정 분명"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 KBS와의 대담을 통해 집권 3년차 국정 방향을 소개하고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해당 논란에 대해 '몰카(몰래카메라) 공작'으로 규정하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요. 
 
윤 대통령은 이날 명품가방을 건넨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의 관계를 악용한 의도적 접근으로 규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히는 만큼 해당 논란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김 여사가 명품가방을 받게 된 배경·과정·사후 처리 등 당시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등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굉장히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위원장은 "경호 문제나 여러 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최재영 목사에 대해서도 "분명 의도를 가지고 친북적인 사람이 공격하려는 의도로 했다는 게 너무 명백하지 않느냐"고 덧붙였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시 도래하는 '김건희 특검' 정국
 
'김건희 특검법' 역시 피할 수 없는 설 밥상머리 의제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대담을 통해서도 김 여사에 대한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한 여론의 요구는 더욱 격화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르면 총선 마지막 본회의인 오는 29일 '쌍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의 재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설 연휴 이후에는 각 당의 컷오프(경선 배제)도 마무리되는 만큼,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총선 국면인 만큼,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의원이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의원들이 대거 부정적인 의견을 표결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입니다. 재의 안건의 의결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찬성인데요. 국민의힘에서 약 20표가량 이탈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은 재의결됩니다. 
 
야권은 총선이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전면 부각해 '정권심판론'으로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굳힐 계획입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 소통을 거부한 대담은 김 여사 의혹을 더욱 키울 뿐"이라며 "여당 내에서 터져 나오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비판과 사과 요구를 틀어막은 윤 대통령의 불통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선은 민심이 중요하다"며 "민심은 '현재의 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담만으로는 정부·여당 지지율이 갑자기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진심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면 추가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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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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