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업계, '젊은 단체' 표방 한경협 러브콜 '시큰둥'
한경협 2월 정기총회 대형 엔터사 미가입
엔터업계 "음전협 등 대변해 줄 단체 이미 존재"
'들러리 성격' 한경협 가입 실익 '글쎄'
입력 : 2024-02-21 12:00:00 수정 : 2024-02-21 13:04:29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젊은 단체'를 내세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엔터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이미지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엔터업계는 시큰둥합니다. 가입시 별다른 실익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입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엔터사들은 한경협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경협은 지난 16일 이날 정기총회를 열었는데요. 신규 회원사 명단에 들어가지 않은 겁니다.
 
대기업 집단 지정이 거론되고 있는 하이브(352820)의 경우 가입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여 가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위메이드가 게임사 중 최초로 가입했지만 엔터사들은 여전히 불참 기조인 셈입니다.
 
엔터사 중에서는 2014년 가입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만이 자격을 유지 중입니다. 에스엠(041510)은 전경련 시절 가입했다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YP Ent.(035900)는 미가입 상태로 전해집니다.
 
류진 한경협회장은 지난해 8월 22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단체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며 엔터업계의 참여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4대 그룹을 넘어 IT·플랫폼·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외연을 확대해 소통창구 역할을 강화하려는 취지인데요. 젊음과 다양성을 수용하는 재계 대표 단체가 되겠다는 겁니다. 다양한 업종의 회원사를 영입하면 신규 회비 등 재원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경협 측은 "K팝이나 엔터 분야의 산업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다보니 다양한 업종의 회원사를 영입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회비를 부과하는 기준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엔터업계는 가입 시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한경협은 제조업 위주로 회원사가 구성돼 있어 엔터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을 뿐더러 한경협 이미지 쇄신에 굳이 들러리를 설 필요가 있겠냐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산업은 한경협에 가입한 주요 기업들과 산업 성격이 아예 달라 가입하면 실익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경협 우선순위에서 아무래도 밀리지 않을까“라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엔터업계 숙원은 공정한 시상식 문화 조성인데 해당 이슈에 대해 한경협에서 얼마나 나서줄 지 모르겠다"며 "이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논의 중으로 가수협회나 콘텐츠 단체가 차라리 우리 이슈 해결에 앞장서 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정치권과 엮이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엔터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문제가 됐던 게 정경유착 때문인데 한경협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지 모르겠다”며 "정치권과 엮여서 득이 될지 모르겠고 정말 정치권과 소통이 필요할 경우 요즘은 기업별 대관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엔터 빅4 사옥 외관(사진=각사)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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