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3만대1, 지방 미분양…커지는 분양 양극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무순위…33만대1
'고분양가' 포제스한강, 초기 계약률 70%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 공매 '2가구' 낙찰 그쳐
경공매 낙찰, 낮은 낙찰가에 피해 우려
입력 : 2024-02-27 17:10:46 수정 : 2024-02-27 17:53:05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알짜 입지에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며 연일 청약 경쟁률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 아파트들은 좀처럼 미분양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광역시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조차 연이은 입찰에도 집주인을 구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무순위 청약 33만대1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6일 무순위 청약을 받은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총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신청해 평균 33만78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단지 전경. (사진=현대건설)
 
이는 작년 6월 2가구 모집에 93만4728명이 몰렸던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의 인기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무순위 청약 3가구의 분양가는 전용 34㎡ 6억7000만원, 59㎡ 13억2000만원, 132㎡ 22억6000만원 등 2020년 최초 분양 때와 같은 수준이어서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됩니다. 
 
포제스한강, 한강변·프라이버시 특화 설계…자산가 관심↑
 
평당 1억1500만원으로 화제를 모았던 포제스한강도 최근 초기 계약률 70%를 달성했습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분양가가 40억원에 육박하지만 42가구가 전부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115㎡도 일부 저층 가구를 제외하고 계약을 마쳤습니다.
 
포제스 한강은 전 가구 한강 조망과 개인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특화 설계 등을 통해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포제스 한강 견본주택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같은 고급단지라고 해도 그 안에서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며 "예를 들어 고급 아파트냐 혹은 고급 빌라로 봐야하냐는 문제도 있고 어떤 단지가 더 희소성이 있냐를 판단하면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비싸도 그 게 유일하게 한 채라고 하면 거기에 사람들은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방 미분양 심각…공매 아파트도 고전
 
반면 지방 아파트 미분양 상황은 심각합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구 수성동 빌리브 헤리티지 121가구에 대한 5회차 입찰에서 2가구만이 낙찰됐습니다. 이 2가구도 감정가 대비 25%가량 하락된 가격으로 낙찰된 겁니다. 
 
대구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 단지 전경. (사진=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지은 후분양 단지인 빌리브 헤리티지는 전체 146가구 중 25가구만이 분양됐습니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12월 1400억원대 PF 만기 연장에 실패했고 지난달부터 공매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이동현 센터장은 "인기지역은 수요가 많으니까 당연히 가격 프리미엄이 있다고 생각해 몰려드는 거고, 반대 경우는 거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요들이 다 빠져버린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 실수요가 원래 부족했던 곳인데 부동상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더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길어지는 시장 침체에 지방을 중심으로 공매나 통경매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럴 경우 경공매에 부쳐져 낮은 낙찰가로 분양받는 수분양자나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빌리브 헤리티지 수분양자 25명은 분양 가격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적용해야 한다며 이달 초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때도 은행 대출금을 못 갚거나 협력업체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온 지방 건설사나 시행사 물건이 많았다"며 "당시 그런 물건들을 분양받은 사람들과 시공사, 시행사 간의 갈등이 있었다. 고금리로 인한 현재 부동산 침체시기에도 지방에서 그런 물건들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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