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법원 판결로 해촉이 정지된 야권 추천 방심위원의 회의 참석을 거부해 ‘업무 배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유진 방심위원은 5일 목동 방심위에서 진행된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 참석을 시도했지만 무산됐습니다. 김 위원은 회의 시작 전 류희림 위원장과 면담 후 취재진을 만나 “류 위원장이 옥시찬 위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달 20일 류 위원장이 윤성옥 위원에게 회의 회의 참여를 당부하면서 보낸 서한에 ‘방심위 심의는 국민에게 부여받은 소중한 책무’라고 했다”라며 “저는 해촉되기 전에 방송과 광고심의를 했고 법원 판단에 따라 지위가 유지돼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참석했는데 납득할 수 없는 위원장의 판단으로 회의에 들어올 수 없게 됐다는 점을 명백하게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법원에서 해촉 집행이 정지된 김유진 방심위원이 5일 방심위 방송소위 회의 참석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앞서 지난 1월 김 위원과 옥 위원은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과 관련 진상규명을 요구하다 해촉됐습니다. 두 위원이 해촉이 된 후 방심위는 윤석열 대통령 추천 몫인 이정옥·문재완 위원을 위촉했고, 두 위원은 위촉된 바로 다음 날 소위 배정돼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다만, 김 위원은 지난달 27일 법원이 해촉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복귀가 결정됐는데요. 그럼에도 류 위원장은 김 위원에 대한 소위를 배정하지 않고 업무 복귀를 막은 셈이 됐습니다.
김 위원은 “옥 위원이 가처분 결정이 나올 때까지 소위 배정을 하지 않겠다는 부분과 지금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할 말이 많다”라며 “옥 위원의 가처분 결과를 보고 소위를 배정하겠다는 그런 논리라면 저의 가처분이 결정되지 전까지 이정옥, 문재완 두 분의 소위를 배정해선 안되지만 위촉하자마자 배정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위원은 전날에도 입장문을 통해 “법원 인용 판결이 일주일이 돼 가지만 소위 참여를 배제당했는데, 이는 류 위원장의 의도적인 직무유기”라며 “법원 판결을 통해 위원 자격을 유지하게 된 저는 심의를 할 수 없는데, 저의 해촉을 전제로 위촉된 사람은 방송·광고소위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 류 위원장은 옥 위원의 가처분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소위를 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류 위원장은 “소위 배정에는 여러가지 고려 요소가 있는데 특히 옥 위원의 가처분 심리가 진행중으로 그 결과를 봐야 한다”라며 “또한 김 위원과 옥 위원이 들어오고 회의 참석을 거부 하고 있는 윤성옥 위원이 복귀할 경우 여야 6대3 구도로 변수가 있어서 그걸 보고 (소위 배정을) 하겠다고 김 위원에게 양해를 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배정 고려 상황으로 위원들의 일정 조정, 수당 지급 방식 변경 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류 위원장은 “위원장을 만나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고 뭐 때문에 소위 배정을 안하는 지 얘기를 들을 수 있는데 불쑥 성명을 내고 마치 제가 의도적으로 안한 듯한 인상을 주신 데 대해서 김유진 위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김 위원이 류 위원장과 면담 후 곧장 퇴장하면서 회의 파행 등의 상황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소위 배정과 파행적 운영에 대해 언급한 만큼 차후 갈등이 예상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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