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범죄 피고인들이 주도하는 세계적인 한국 야당
입력 : 2024-04-01 06:00:00 수정 : 2024-04-01 09:10:24
“1초가 여삼추인데, 어찌하겠나. 검찰이, 이 정권이 바라는 바일 테니 할 수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9일 법원에 출석하며 한 말이다. 그러면서 검찰독재국가의 심판을 강조했다. 법원 출석 일정을 두고 검찰 독재 운운하는 건 견강부회다. 하기야 조국 대표는 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고 나서 검찰독재와 싸우겠다며 조국혁신당을 만들었다. 마치 법원이 검찰독재의 하수인이나 첨병이라도 되는 것 같은 황당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조국혁신당은 비례정당지지율 붐을 일으키며 이번 총선정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1주일에 두세 번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 일정은 예상된 것이었다. 알다시피 그러면서 과연 선거를 지휘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도 제기됐었다. 예정된 재판리스크였다. 그동안 이 대표의 단식이나 피습사건으로 재판이 지연되기도 했고, 정치일정을 이유로 연기하거나 불출석하기도 했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정상적인 재판 진행이었다면 3건의 재판 중 적어도 하나 정도는 1심 판결이 나왔을 거라고 보기도 한다. 요즘의 재판 일정은 이 대표 스스로 만든 지연 전략 결과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면서 유투브로 ‘이재명의 원격지원’ 선거운동으로 이벤트화 시켰다. 재판리스크와는 무관하게 이 대표의 리더십은 관철되고 있다. 오히려 재판리스크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무리한 공천 같은 걸 밀어붙였다는 해석이 일리가 있다. 후보를 세 번이나 바꾸면서까지 목적을 향해 질주했다. 20대 총선 시기 진박논쟁 때와는 차원이 따른 친위공천 밀어붙이기였다. 당내외에서 비판의 소리가 컸다. 하지만 양당 독점의 프리미엄과 관성을 등에 업은 이 대표의 정면돌파에 불만이 있어도 주저앉은 사람들이 다수였다. 공천 이후 2선후퇴 같은 일부의 예상은 오히려 비상식이 돼버렸다. 물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이나 불안이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 
 
재판리스크에서 비롯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이미 고등법원에서 2년 징역형을 받은 조국 대표의 정당에 대한 지지로 대체한 것이다. 특이하다. 22대 총선 국면에서  야당의 제1, 2 세력의 대표 모두가 형사범죄자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다. 이재명 대표 쪽은 증거인멸교사, 대장동백현동 배임ㆍ뇌물, 선거법 위반이라는 3건의 재판이 진행중이고, 쌍방울 대북송금대납, 재판거래의혹 등 또 다른 중대사건들이 수사중에 있다. 조국 대표는 업무방해, 허위,위조공문서 작성ㆍ행사,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1심에 이어 고등법원에서도 2년형을 받았다. 이런 두 형사 피고인이 이끄는 세력이 22대 총선 야당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 권력자가 부정비리로 처벌받거나 논란이 된 경우들이 드물지 않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 중에도 있었고 아프리카의 이디아민에서 미국의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떠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야당의 대표 지도자가 모두 범죄 피고인인 경우를 보지를 못했다. 세계적인 망신 특종으로 보도될 만하다. 그래도 이런 야당이 22대 총선 정국에서 기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기야 의료대란을 무시한 채 의대정원 확대를 검찰권 행사하듯 밀어붙이고, 피의자를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대사 비난을 받다가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정권이 다른 한쪽에 있다. 국정운영을 검찰권 행사하듯 밀어붙이는 정권과 형사피고인들이 주도하는 야당정치가 주고받으며 공생하는 정치, 22대 총선을 앞둔 요즘의 한국정치다. 이런 정치를 바꾸는 게 선거가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김만흠 새로운미래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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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