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지 50여곳…관건은 '샤이보수-MZ 무당층'
"민주당 우세 속 과소 표집 보수 유권자 존재"
2030 무당층 460만…"막판 이슈에 영향 클 것"
입력 : 2024-04-05 18:12:16 수정 : 2024-04-05 18:12:16
[뉴스토마토 김진양·신태현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경합지의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 모두 전국에서 50곳 안팎이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격전지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결국 관건은 지지 성향을 공개하지 않는 '샤이 지지층'과 상대적으로 무당층 비율이 높은 '20~30대 표심'의 향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후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확인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진영, 마지막 기대는 샤이 보수"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보수진영에서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 샤이 보수"라고 말했습니다. 여론조사에는 응하지 않지만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샤이 보수'라 칭하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의 비율은 '5%포인트'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의 투표 여부가 총선 경합지 50여곳의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셈입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관적 정치 성향'은 보수가 진보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는데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해 말 실시한 '주관적 정치 성향'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기준으로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30%로 나타났습니다. 스스로를 진보라 답한 비율(26%)을 소폭 상회한 수칩니다. 3월의 조사에서도 이 같은 구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깜깜이 조사 직전 쏟아진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층과 진보층이 엇비슷하거나, 진보층이 많은 조사가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낮은 응답률의 경우 진보 지지층이 '과대 표집'(특정 집단의 여론이 실제보다 부풀려 수집되는 현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샤이 보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워낙 민주당이 우세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과소 표집된 유권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샤이 보수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는데요. "실제 투표 결과에서 민주당이 생각보다 크게 압승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샤이 보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보수 정권 하에서는 기본적으로 샤이 보수가 없고, 진보 정권 아래에서 샤이 보수가 존재한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이 진보가 꽤 존재했지만 조국혁신당이 나오면서 대체로 커밍아웃을 다 했다. 이제는 샤이 진보도, 샤이 보수도 거의 사라졌다"고 짚었습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 역시 "샤이 보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 쉬운 전화 응답도 안 하는데 투표장에 갈 돈과 시간을 사용하겠느냐"고 반문한 그는 "물론 이들이 투표장에 나온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갈 곳 잃은 '2030 표심'이 진짜 변수
 
정치권 일각에선 샤이 지지층보다는 부동층의 주류를 형성하는 중도 성향, 그중에서도 20~30대의 표심이 최종 변수가 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갤럽의 최신 정당 지지도 조사(지난달 29일 공표)에 따르면, 18~29세의 무당층 비율은 38%, 30대는 29%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무당층 비율인 17%를 많게는 두 배 이상 앞서는 수치입니다.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봐도 20~30대의 무당층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유권자는 4428만11명으로 이 중 18~29세는 701만3499명, 30대는 655만9220명입니다. 갤럽의 무당층 비율을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총 457만여명(18~29세 266만5130명·30대 190만2174명)이 투표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종훈 평론가는 "거의 박빙인 지역에서는 2030 세대가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막판에 정권심판론으로 가자고 하면 민주당 쪽으로 표가 쏠릴 것이고, 정권안정론으로 가자고 하면 국민의힘에 표심이 좀 더 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최창렬 교수도 "40대 이상은 거의 마음을 정했다. 어떤 변수가 나와도 안흔들린다"며 "반대로 정당 정체성이 적은 2030 세대는 막판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진양·신태현 기자 jinyang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진양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