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윤석열 대통령 정치적 탄핵 선고
민주·민주연합 178~197석…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105석
범야권 200석 안팎 압승 전망에…민주 '환호'·국힘 '침울'
입력 : 2024-04-10 20:22:20 수정 : 2024-04-11 00:50:14
[뉴스토마토 박진아·박주용 기자] 국민이 정권을 심판했습니다. 임기 3년 차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치적 탄핵' 선고를 내렸습니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정권심판론으로 표출됐고, 성난 민심은 정부·여당에 등을 돌렸습니다. 10일 국민의 뜻을 받들 대리인, 22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본투표에서 민심은 민주당 등 야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본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200석 안팎의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당에 최악의 시나리오인 '개헌·탄핵 저지선(100석)'이 뚫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 최대 197석…국힘, 최소 85석 
 
이날 22대 총선 본투표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78~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105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이 12~14석, 개혁신당이 1~4석 등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일제히 야권의 압승을 예상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보면 KBS 출구조사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78~196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7~105석, MBC 출구조사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84~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5~99석, SBS 출구조사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83~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5~100석 등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만 놓고 보면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를 합쳐도 100석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 같은 출구조사대로라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이 위태로워지는 결과가 예상됩니다.
 
'깜깜이 기간' 양당 격차 더 벌어져…민주 우위 여전
 
민주당의 압승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블랙아웃(깜깜이)' 기간에도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 실제 '블랙아웃' 기간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4월7~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는지'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48.4%, 국민의힘은 37.9%로 각각 조사됐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7%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도 1.7%포인트 줄었습니다. 양당의 격차는 지난주 9.5%포인트에서 이번 주 10.5%포인트로 확대되며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특히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선 팽팽하던 균형이 무너지면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했고, 충청에서도 우세를 이어나갔는데요. 서울 민주당 51.3% 대 국민의힘 35.3%, 대전·충청·세종 민주당 49.4% 대 국민의힘 37.9%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영남의 한 축인 부산·울산·경남(PK)에선 민주당 44.1% 대 국민의힘 43.5%로 깜깜이 기간에도 초박빙이었습니다. 
 
깜깜이 기간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선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는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0%, 조국혁신당 28.4%,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준위성정당) 21.0%로 조사됐는데요. 국민의미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1%포인트 하락한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3.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조국혁신당(284%)과 더불어민주연합(21.0%)의 지지율 합은 49.4%로, 국민의미래(31.0%)를 크게 앞서 범야권 승리에 힘을 실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서초구 서래초등학교에 마련된 방배본동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권에 '레드카드'…윤 대통령 '조기 레임덕'
 
이번 총선 결과는 입법부 구성을 넘어 정국의 향방에도 큰 파급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은 국회의장 자리부터 각종 인사 관련 임명동의안, 예산안 등 각종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되는데요. 민주당이 직전 총선에 이어 '여소야대' 지형을 이어가면서 전방위적인 입법 공세는 물론, 윤석열정권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현재 지상파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로 비춰보면 범야권의 180석 이상 확보는 확실시되는 것으로 점쳐집니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은 물론, 조국혁신당 등 민주당과 공동전선을 펼 수 있는 다른 야당들까지 합쳐 '야당 180석'을 넘게 되면 국회의 정부 견제력은 더 커집니다. 21대 국회에서도 180석 이상을 확보한 야당들은 여당의 반대와 무관하게 쟁점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고,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왔습니다. 180석 이상이면 본회의 의사 진행을 막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임기 중반으로 접어든 윤 대통령으로선, 야당 특히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순조롭게 국정을 운영할 수 없게 되는 셈입니다.
 
윤석열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결국 유권자의 선택은 '정권 심판'이었습니다. 고물가에 허리가 휘고, 불통과 폭정에 화가 난 민심은 윤 대통령을 심판했고,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탄핵을 선고했습니다. 이번에 투표한 대한민국 4428만명 주권자 국민은 다시 한번 권력자들에게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투표로 보여줬고, 권력을 매섭게 심판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대학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박주용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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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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