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물가·환율 '3고' 고착화…민생 부담 '최고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들썩'
우리나라 금리 인하도 '미지수'
환율도 1400대 코앞 '여전'
입력 : 2024-04-17 18:01:13 수정 : 2024-04-18 01:42:5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A씨는 금리 인하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 대출을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금리가 3%대였으나 현 5%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월 이자가 기존엔 50만원대였다면 최근엔 80만원대로 불어났습니다. A씨는 고물가 상황과 금리 인하를 기대했으나 중동발 충격파까지 우려되면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 국내 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환율 140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고환율 상황이면 원가 비용 압박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영난에 시달리는데 다, 고금리 상황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토로하고 있습니다. B씨는 "매달 이자 부담에 원가 비용 상승까지, 경영 악재가 겹치는 거 같기만 해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고유가에 고물가, 고환율에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들로서는 경영 부담을 호소하는 등 가계·기업 모두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토로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발 여파로 연일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3고 현상에 기업들 뿐만 아니라 민생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의 한 알뜰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유가 상승에 물가 '들썩'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 대비 2.96% 오른 1698.51원입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76원으로 전국 최고 평균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경유 전국 평균 가격도 전날 대비 1.43% 오른 1564.28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이달 내내 고공행진입니다. 지난 1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44원이었습니다. 이후 4월 10일 1677원으로 오르더니, 17일 1700원대 코앞인 1698원까지 상승했습니다. 
 
경유 가격도 비슷합니다. 이달 1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54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10일 1554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17일에는 1564원까지 상승한 상황입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에서 기인합니다. 지난 5일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은 올해 최고가인 배럴당 91.17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이달 16일까지 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통상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에 반영되는데 2~3개월의 시차가 있는 만큼,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칠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집니다. 
 
정부는 중동발 위기상황에 비상 시 비축유 방출태세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석유수송의 72%를 담당하는 호르무즈해협이 중동 위기 고조로 봉쇄될 경우, 국내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석유수급위기에 대비한 비상시 방출태세 및 비축유 보유 현장점검에서 "현재 중동발 위기가 우리나라 석유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비상상황 발생시 차질없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고금리·고환율도 '장기화?'
 
고유가로 인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금리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6일(미국 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이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일 때까지 현 기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우리나라 금리인하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금리 인하 여지에 대해 "아직 신호를 보내고 있지 않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환율도 심상치 않습니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1390원에 개장했습니다. 특히 전날 환율은 17개월만에 140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환율 급등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금리 인하시점 지연 전망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향후에도 국제유가 급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따라 달러 강세 상황이 지속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전쟁이 향후 어떤 양상을 보일지는 단언하긴 어렵지만, 당분간은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 고환율 '3고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환율은 일부 수출 기업에겐 호재로 작용할 순 있으나 수입이 억제되고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민생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는 물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에 내수는 침체하고 수출은 잘나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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